6급 공무원 현장 행정에
고위직 경험이 더해지며
하수도 국비 수백억 확보

              김성철                     오태승
              김성철                     오태승

제주도가 6급 공무원의 현장 행정과 4급 공무원의 판단, 경험 등을 앞세워 수백억원에 달하는 하수도 정비를 위한 국비를 확보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올해 하수도 정비하수도정비 중점 관리지역으로 제주시 구좌읍 김녕지구(0.61㎢)와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지구(1.89㎢)를 선정했다.

환경부는 오는 2028년까지 총사업비 508억원(국비 60%)을 투입해 태풍과 폭우 시 상습 침수를 해소하기 위한 정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제주시 김녕지구에 배수암거 정비(5.3㎞), 배수펌프장 1곳 등 사업비 289억6000만원이, 서귀포시 하모지구에는 배수암거 정비(4.6㎞), 배수암거 신설(3.3㎞) 등 사업비7000만원이 각각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서귀포시 시설직 6급 공무원의 보고서가 환경부를 설득해 수백억원에 이르는 국비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태승 서귀포시 상하수도과 하수팀장(토목 6급)은 지난 9월 집중호우로 대정읍 하모리 일대 주택침수가 발생하자, 주택 침수 원인 파악에 나섰다.

오태승 팀장은 침수 피해 주택을 모두 찾아다니며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침수 피해 원인을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 관련 부서에 보고했다.

이 보고서가 환경부를 설득하는 자료로 활용하게 된 것은 오 팀장이 작성한 보고서를 알아본 고위 공무원의 경험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김성철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하수도부장(4급)은 오 팀장이 작성한 보고서가 현장 상황과 피해 저감 대책 등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판단해 이를 기초로 환경부 설득에 나섰다.

김성철 도하수도부장은 "다른 지자체는 용역회사가 작성한 자료를 토대로 국비 심의에 나섰지만, 그러지 못한 우리로서는 오 팀장의 자료가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국비 확보는 제주도 시설 공무원의 역량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오태승 서귀포시 하수팀장은 "침수 피해를 입은 시민이 있어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게 됐다"며 "그렇게 잘 작성된 보고서도 아닐뿐더러 국비가 확보된 것도 내 보고서가 아니라 중앙절충을 잘한 도하수도본부 관계자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국비 확보의 공을 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들에게 돌렸다. 윤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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