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명인이 전하는 억대 전략
1960년대 정부 지원 본격
감귤품종 다양화 등 추진
수십년째 가격 제자리걸음
고품질생산 감귤명인 관심
농가 참여 등 재도약 관건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
'감귤=제주'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기까지 5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제주도와 제주도감귤박물관 등에 따르면 1960년대 초부터 제주 지역 감귤 재배농가가 많아졌다. 특히 1964년부터는 정부가 농어민 소득증대 특별사업으로 지원하면서 급속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도 고품질 감귤을 생산량은 기대만큼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제민일보는 서귀포시와 제주감귤이 과거 '대학나무'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서귀포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감귤명인 교육을 지면과 제민일보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하고 있다.
△멀고 먼 '고품질' 기반
1960년대 정부 지원 등으로 감귤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이후 다양한 품종 도입 등 고품질 생산을 위한 정책이 추진됐다.
1970년대 들어서서 우량 품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감귤품종이 도입됐다.
1980년는 재배 품종에 대한 정리가 이뤄진 시기로 평가받고 있다. 1981년부터 품종갱신 사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금 지원이 이뤄졌다.
제주 감귤 정책은 감귤 품종 다양화, 출하량 분산, 품질을 위주로 하는 생산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등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감귤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감귤 정책은 생산량 분산 및 조절과 품종 갱신, 고품질 감귤 생산 중심으로 흘러왔다.
하지만 과거 '대학 나무'라고 불리며 제주 지역경제 '효자'역할을 하던 감귤이 '저가' 과일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감귤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생산량 조절 및 고품질 생산 여건을 조성하고 있지만 제주 감귤 가격은 수십년째 제자리 걸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12월 국내 도매시장 감귤 평균 경락가격은 ㎏당 2008년 1269원, 2009년 831원, 2010년 1357원, 2011년 1234원, 2012년 1243원, 2013년 1387원, 2014년 1210원, 2015년 948원, 2016년 1422원, 2017년 1761원, 2018년 1541원, 2019년 1221원 등이다.
감귤 가격은 2009년 831원에서 2017년 1761원 등 매년 들쭉날쭉했지만 최근 10년 동안 사실상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감귤 농가는 "감귤 가격이 20년 전에도 관(3.75㎏)당 3000원선이었고, 지금도 그대로"라고 전하고 있다.
△가격보다 맛
올해산 하우스온주 가격이 ㎏당 2만6000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했다.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9일 국내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하우스온주 최고가격은 3㎏ 7만8000원으로, 1㎏으로 환산했을 때 2만6000원이다.
이날 거래된 하우스온주 평균가격은 3㎏당 1만3800원(㎏당 4600원)으로, 최저가격은 3㎏당 3000원(㎏당 1000원)이다.
서울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중앙청과㈜에서 이날 거래된 하우스온주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한 감귤은 서귀포시 감귤 명인인 강만희씨가 출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별출하 등으로 상자당 감귤 맛이 일정한 고품질 감귤의 경우 경매시장과 소비여건 등에 상관없이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소비자들이 감귤을 선택하는 기준이 '저렴'이 아니라 '맛'이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는 고당도 고품질 위주의 소비 패턴 변화가 두드러지면서 고당도·고품질 재배 기술 보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2020년부터 감귤명인 교육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장에서 터득한 '노하우'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는 농가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증가했다고 감귤 재배 농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한해는 열매를 맺고, 이듬해에는 열매를 맺지않는 '격년결실' 현상인 '해거리'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해거리 현상을 줄이지 못하면 아무리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더라도 평균 2년에 한번 수확하는 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어 농가 소득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이다.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면서도 해거리 현상을 줄여 매년 일정한 물량의 고품질 감귤을 생산, 출하하는 것이 농가 수익을 높이고 제주 감귤 산업을 한단계 올릴 수 있는 핵심이다.
서귀포시는 지난 2019년 감귤 품종별 명인 제1호를 지정하고 감귤 명인을 활용한 억대 전략농가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감귤 명인들은 직접 현장에서 고품질 감귤 재배를 통해 얻은 품질 감귤 생산에 필수적인 당도를 높이는 방법, 해거리 현상을 줄이는 방법을 중점으로 물 관리, 병해충 관리, 전정 기술, 예비가지 관리, 접목 기술 등 감귤 재배에 필요한 재배법 등을 전수하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가 선정한 품목별 감귤 명인은 고품질 감귤을 매년 일정하게 생산하는 등 해거리 문제를 해결해 고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감귤 명인들은 "상당수 감귤 재배 농가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가도 발상의 전환을 해야 자기만의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차별화된 감귤을 생산할 수 있다" "고품질 감귤재배 방법은 농업 지도 관련 책에 잘 나왔다. 교육받는 것보다 실천하고, 실험하는 등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