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동 우정로 가로수 교체과정을 보면서
마을과 주민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행정사업이 이해관계인들의 의견 반영을 위한 유연하고 개방된 절차를 마련하지 못한 채 추진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외도동 우정로 주변은 평소에도 차량과 주민들의 이동이 빈번한 곳으로 상가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도로변에는 심은지 20년이 넘는 야자수 110여 그루가 굉장한 높이로 자라서 가로수라기보다는 이국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야자수가 가로수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강풍에 사고의 쓰러질 위험성이 있어서 가로수를 교체 필요성에 대한 주민들의 얘기가 있기는 했다.
이런 분위기를 아는 듯이 지난해 12월 제주시에서는 도시바람숲길 조성사업으로 우정로의 가로수를 교체하는 사업을 했다. 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 일부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들이 있었지만, 더욱 큰 이슈는 새로 심는 수종이 과연 이 장소에 적합한 것이었는지, 또한 사전에 주민들의 의견반영을 제대로 했느냐 하는 문제였다.
상가가 밀집되고 주민들의 이동이 많은 번화가에 꽃가루와 송충이 발생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해송을 주민들이 거부하는데도 심어야 하는지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주민들이 야자수를 베어낸 자리에 소나무를 심는 것을 보고 주민센터와 시청에 이의를 제기하고 전화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행정에서는 이미 전문가들이 심의해서 결정한 것이고, 예산이 투입된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었는데,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도로 주변 상가 주민들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의견수렴이 되고, 심의하고 결정을 했다는 답변에 주민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결국 많은 주민의 민원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라는 이유로 가로수는 교체됐다. 해송은 가로수로 아주 우수하고, 사후관리를 잘하면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행정의 답변이었다.
이제 주민들은 행정의 답변이 맞았는지, 그리고 제대로 수행되는지 지켜볼 뿐이다. 향후 마을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사업들은 주민들의 입장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는 절차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계획과 집행이 2~3년 이상 간격이 있을때는 집행할 때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하는 보완적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주민들을 위한다는 사업들이 주민들의 불만이 없이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