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김택화 도록 발간 출판기념회

'제주인 최초의 추상 화가'로 불리는 고 김택화(1940~2006) 화백의 작품을 담은 도록 출판기념회가 오는 25일 오후 1시 김택화미술관(제주시 조천읍 신흥로 1)에서 열린다.

1960년대 초부터 서울에서 왕성한 추상화 작품 활동을 하다 1962년 한국 추상화의 대표적인 선두 그룹인 '오리진(Origin) 회화협회'의 창립회원이 되었던 김택화 화백은 이후에도 다채로운 제주의 풍광을 화폭에 담아 '제주적인 화가', 혹은 '올레 화가'로도 불리며 제주 미술계의 버팀목으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그는 1962년 국전 11회 추상화 특선을 받은 24명 중 한 사람으로, 당시 대학생(홍익대 2학년)으로서는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특히 김환기로부터 '장래가 촉망되는 작가'로 평가됐고, 박서보로부터 '사상계'가 주최한 선외선 심사에서 '작품7'이 극찬을 받기도 했다. 

김택화의 국전 특선작 '작품 7'은 화산암의 색깔과 갈옷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 소위 한국 추상화의 여명기에 '뜨거운 추상화'의 수작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번에 발간한 도록에는 김택화 작가의 작품 260여 점이 실려 있다.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회장 유창훈)가 '2022 제주원로예술인 회고지원사업' 대상으로 '故 김택화 작가'를 선정, 한 권의 도록에 그의 작품세계를 모두 만날 수 있게 됐다. 또한, 김택화 미술관이 선정한 내용을 발췌하여 실었으며, 오승익의 김택화 작가론, 전은자의 작품론, 김유정의 총평 등이 실렸다.

도록에 실린 김택화 작가의 시대별 작품 특징을 살펴보면, 1960년대 중반에는 서울 삶이 버거워 제주로 낙향해 고향의 아름다운 자연을 그리며 '김택화 풍경화'를 탄생시켰고, 추상화를 접고 구상화의 길을 걸으며 색채와 필선으로 제주 올레와 폭낭·초가·포구·오름 등 그만의 특유의 토착적 형상을 찾아냈다. 

이후 1970~80년대 작품들은 색채의 대비가 심해 윤곽선이 거칠고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소재도 해안을 내려다보거나 평원법적인 시선으로 접근한다. 또한 이때 색채는 갈색이 주조가 되지만 밝은 청회색이 어른거리면서 대기원근 같은 신비로운 효과가 나타난다. 

1990년대 작품의 주조색은 코발트블루가 많아져 그림자 색도 청색의 기운이 감돌면서 톤마저 인상파의 색채 처리를 보는 것 같다. 애월읍 하가리 올레 풍경과 초가의 전경, 마을 전체 풍경들이 많아졌다. 

2000년대 작품들은 역으로 제주 풍경화에서 찾은 조형성이 새로운 추상의 방향으로 점점 나아가는 듯 보일 정도로 생략이 심해진다. 2000년 이후의 김택화 작품들은 강한 터치가 눈에 띄게 줄어 매끄럽고 고운 화면을 만들어낸다. 작품은 점점 선들이 사라지면서 자잘한 터치들로 메워지고 부드러워진다. 색깔은 강약이 더 심해졌다. 형태들에선 변화가 눈에 띄는데 초가나 포구들이 단순하면서도 둥글어서 더욱 유연하다. 김택화는 형태에 추상과 구상의 동시 공존성이 적용되고 있다. 디테일한 묘사는 점점 사라져버리고 최소한의 윤곽으로만 형태들이 존재한다.

이승연 김택화미술관장은 "제주인 1세대 화가로 제주의 정서와 느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김택화 작가의 작품을 한 권의 도록으로 발간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며 "필요로 하는 후세에 그 가치를 알리고, 각종 전시·교육·학술연구를 위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택화 약력

김택화(金澤和, Kim Tekhwa 1940. 5. 29 ~ 2006. 6. 25)
-1940. 5. 28일 제주시 용담 2동 출생. 아버지 김창하와 어머니 황귀돌의 슬하에 4남 2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남. 

-1951. 피난화가 홍종명이 제주읍 칠성로에 조그만 방을 얻어 미술재료를 지원 받으며 무료로 그림을 가르칠 수 있는 '美術社'에서 당시 중학교 학생이었던 강태석, 현승북, 김택화 등과 함께 미술교육을 받음. 

-1964년 홍익대 회화과 중퇴 

-1962년<오리진회화협회> 창립회원

-1965년 낙향 후 제주 신성여고 미술교사, 제주대학교 인문대 미술학과 출강, 제주 신천지미술관 초대관장, 제주도 미술대전 운영위원, 심사위원 및 초대작가, 제15대·21대 한국미협제주도지부장

-제22대·23대 제주예총지부 부회장, 제주도립미술관 건립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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