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6일, 24절기 중 세번째 '경칩'
보리싹으로 점치고 고로쇠 수액 마시기도
오는 3월 6일은 24절기 가운데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이다. 동지를 지나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 눈 대신 비가 처음 내리기 시작하는 우수를 보내고 경칩 즈음이면 우주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또한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옛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 아무리 춥던 날씨도 경칩을 지나면 누그러지기 시작하기에 한 해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봄의 시작인 경칩의 의미와 유래, 풍습을 살펴보고 올 해 경칩 즈음의 날씨도 알아본다.
△벌레들이 놀라 뛰어오르고 개구리가 겨울잠을 깬다
경칩의 유래를 이해하려면 우선 24절기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계절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농경사회에서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1년을 나누었는데 이를 위해 도입한 것이 24절기이다. 다만 24절기는 중국 화북지방의 기후를 기준으로 고안된 것이기 때문에 한반도의 실정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반도에는 조선시대 무렵 24절기가 도입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동의보감」, 「성종실록」 등에 기록이 남아있다.
이러한 24절기 가운데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은 놀랄 경(驚)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자를 쓴다.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이 놀라 뛰어 오른다'는 뜻이다.
중국 고전인 「한서(漢書」에는 열 계(啓)자를 써 계칩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후 한(漢) 무제(武帝)의 이름인 계(啓)를 함부로 사용할 수 없어 놀랄 경(驚)자로 대신 쓰게 된 것이 오늘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져 언 땅이 녹으면서 겨울잠을 자던 벌레와 개구리 등이 깨어나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 시기를 본격적으로 봄이 오는 시기로 여기는 것이다.
△고로쇠 수액 마시고 보리 싹 살피는 등 농사 시작해
과거에는 경칩이 되면 보리싹을 살펴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 있었다. 보리가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잘 자라고 있다면 그 해 풍년이 들고, 그렇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또한 17세기 편찬된 「지봉유설」에는 경칩 즈음 들리는 개구리 울음소리에 따라 그 해의 벼농사가 어떻게 될지를 점치는 풍속이 있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겨울이 지나 각종 농작물들이 본격적으로 생장하기 시작하고, 가장 중요한 벼농사도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개구리 울음소리에서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짐작하고 기원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경첩이 되면 왕이 직접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농사짓는 시범을 보이는 적전행사를 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경칩에는 고로쇠나무를 베어 그 수액을 마시는 풍습이 전해진다. 고로쇠 수액은 위장병에 효과가 좋다고 민간에 알려져 있는데 특히 경칩 즈음 고로쇠 수액은 그 약효가 뛰어나다고 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새해 첫 수액을 받아 마셔 한 해의 새 기운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따뜻하지만 일교차 크니 감기 유의해야
올 해도 역시 경칩이 지나며 날씨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경칩이 있는 주의 평균 낮최고기온이 17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해당 주 동안 대부분 맑고 따뜻한 날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침과 낮의 일교차가 9~10도 이상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환절기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