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지역균형 위한 '15분 도시 제주'
1. 새로운 제주도시 방향·목표 제시

근거리 생활권 교육 문화 쇼핑 여가 가능한 도시
난개발 시설중심 기존 도시 문제 해결 대안 부각
사회적 연결 가능 도시가 '15분 도시 제주' 목표 

'15분 도시 제주'는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균형을 위한 새로운 도시계획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진은 거주인구 10만명으로 도심 집중·과밀화가 심해지고 있는 제주시 연동·노형동 전경.
'15분 도시 제주'는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균형을 위한 새로운 도시계획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진은 거주인구 10만명으로 도심 집중·과밀화가 심해지고 있는 제주시 연동·노형동 전경.

민선 8기 제주특별자치도는 핵심사업으로 '15분 도시 제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5분 도시 제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 구성 및 기초자료 수집 등의 준비단계였다. 제주도정은 올해 '제주형 15분 도시' 개념 및 방향 정립, 세부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등 사업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15분 도시 제주'의 필요성과 도민사회 공감대 형성, 목표와 방향 설정, 시사점 등을 제시코자 한다.

△사람 중심의 도시 패러다임
'15분 도시'는 거주지에서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근거리에서 주민들이 교육, 의료, 문화, 쇼핑, 여가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말한다. 포괄적으로 N분 도시로 정의할 수 있으며, 제주특별자치도는 목표와 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해 15분이라는 구체적인 개념을 포함시켰다.

'15분 도시'는 파리 소르본 대학의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이론화한 도시계획·설계 개념이다.  이달고 프랑스 파리 시장이 착안했고, 모레노 교수가 구체화·정책화 한 것이다. 이후 멜버른, 바르셀로나, 포틀랜드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 15분 도시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를 비롯해 서울과 부산 등이 추진하고 있다.

15분 도시의 핵심은 도시시설 중심의 도시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로의 전환이다. 결국 '15분 도시' 또는 'N분 도시'는 기존 시설 중심의 도시계획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혁신과제라 할 수 있다. 

제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존도시는 자동차 중심 교통기반과 도시시설 중심의 계획·개발이 이뤄졌다.

복잡한 도로 개설, 도심외곽 팽창, 대기 오염, 온실가스 배출, 사회적 고립 및 신체적 비활동성, 원도심 공동화와 신도심 과밀화 등에 따른 지역불균형 심화, 도시시설 녹지 잠식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다.

반면 15분 도시는 도보와 자전거, 대중교통과 같이 지속 가능한 이동 수단에 중심을 두고 필수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교통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안정적인 도시체계를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지역사회간 교류 및 상호작용을 촉진해 생활 공동체를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필수 서비스에 대한 접근 격차를 줄임으로써 사회적 불평등을 줄일 수 있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시설개발 중심 현 제주도시 한계 도달
현재 제주도시의 문제는 외곽팽창에 따른 난개발과 원도심 공동화 등에 따른 지역불균형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제주도 도시개발은 1970년대부터 신제주라 불리는 제주시 연동 개발을 시작으로 빠르게 팽창해 왔다. 제주시 도심은 남쪽으로는 연북로를 넘어 애조로 인근까지 녹지를 잠식하면서 도시화가 진행됐다.

서쪽은 노형동을 넘어 도평동과 외도동을 넘어 애월읍 광령리와 하귀리까지 확대됐다. 동쪽은 삼양·화북인 삼화지구를 넘어 봉개동, 조천읍 함덕리까지 외곽으로 커지고 있다. 

도심팽창으로 물리적 이동거리가 길어지면서 차량중심의 도시시설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신도심에 전기와 통신, 상하수도관 등 도시기반시설도 새로 확충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과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주민들도 주거지로부터 업무와 생활편의시설까지 장기간 이동에 따른 불편이 심해지고, 차량증가로 인한 탄소배출과 미세먼지 증가 등의 환경적 문제도 심해지고 있다.

여기에 제주지역 도시-농촌간 불균형은 물론 도시내 동지역간 불균형도 심해지고 있다.

지역별로는 제주시의 경우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총인구수가 4만명이 넘는 동지역은 제주시 노형동(5만7725명), 이도2동(4만9859명), 연동(4만4020명), 아라동(4만274명) 등 4곳이며, 모두 신규택지 개발 등으로 형성된 신도심이다. 4개 동만 20만명에 육박하는 등 전체 제주시 인구의 40% 정도가 몰려 있는 상횡이다.

반면 총인구수가 1만명 이하인 동의 경우 건입동(9092명), 삼도2동(8066명), 이도1동(7806명), 용담1동(6925명), 일도1동(2386명) 등으로 원도심으로 공동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15분내 생활권 지속가능 미래 도모
민선8기 제주도정이 추진하는 '15분 도시 제주' 정책은 15분이란 생활권을 형성해 모든 지역 간의 평등과 근접성, 균형발전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다.

도시 정책의 패러다임을 속도와 성장을 중시하는 '시설 중심 도시'에서 사회적 연결이 가능한 '사람 중심 도시'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난개발과 지역불균형의 기존 제주지역 도시의 문제를 '15분 도시'를 통해 해결하는 동시에 도시경쟁력을 높이면서 성장동력을 삼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제주도는 15분 도시는 지역 불균형, 인구 과소·과밀 등의 현안을 해결하고 주거와 일자리, 복지, 보육, 문화 등 도민 삶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대전환을 일으킬 혁신정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는 5개 권역 및 116개 지역생활권 계획을 수립해 운영 중이며, 부산시는 62개의 생활권을 설정해 보행 중심의 근거리 생활 편의성 향상, 공동체 활성화, 녹지 공간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15분 도시를 위한 생활권을 형성,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이고 전략적으로 배분해 지역균형을 실현하는 동시에 도민 생활 편의를 높이기 위한 기본계획 및 세부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형준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N분 도시'는 특정시간 범위 거리안에 모든 시설을 집어넣는 것도 아니다"라며 "도시 공간의 불평등, 동지역과 읍·면 간의 공간적 불평등을 순차적으로 해소하는 15분 도시를 향한 제주의 목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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