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환경의 달 눈앞
환경단체 캠페인 진행
흡연자 깊이 반성해야
어미새는 아기새를 위해 잡아온 먹이를 작고 여린 아기새의 부리속에 건넨다. 먹이를 반기는 아기새가 받아 문 것은 무엇일까. 아기새의 부리에 꼭 물려 있던 것은 다름 아닌 담배꽁초였다. 2019년 미국의 한 작가에 의해 촬영된 이 사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솜털이 보송한 아기새의 위 속에 무엇이 들어차 있을지 상상이 되며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었을 것이다.
최근 서울 중앙지 여러 곳에 제주 함덕해변 주변 길거리의 담배꽁초 사진이 기사화 됐다. '돌반·꽁초반'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사진 속 거리 모습에 혀가 내둘러 지지만 또 어찌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제주클린보이즈클럽(매일 쓰레기를 줍는 청년들)이 촬영한 이 사진이 이슈가 되고 몇 주가 지나서 다시 찾은 함덕에서 별로 달라진 거 없이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널린 거리를 본다.
최근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환경독성학자인 베타니 카니 암라스 교수 연구진은 담배꽁초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담배가 타기 전의 필터에는 4000여종의 화학물질이 들었지만, 다 태운 담배꽁초 필터에는 7000 여종의 화학물질이 있고 그 안에는 독성의 물질들이 포함된다. 그 결과 담배꽁초 필터는 수천 가지 독성과 함께 수십만t(톤)의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해 생태계와 인간을 위협한다'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한다고? 그렇다. 담배꽁초 속 필터의 성분,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는 플라스틱 섬유다. 필터 하나에 1만5000여개의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들어있다.
또 연구진은 '매년 전세계에서 버려지는 담배꽁초를 고려하면 해마다 30만톤의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에 유출된다. 이것은 전 세계 세탁기가 방출하는 양과 같다'고 한다.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원의 최고가 바로 세탁기인데 바로 그 세탁기가 방출하는 것만큼의 미세플라스틱이 독성을 품고 환경으로 방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길에 버려진 담배꽁초는 주변 토양을 오염시키고, 공기속으로도 퍼진다. 물에 쓸려 바다로 들어가는 양은 또 얼마나 많을까.
아기새에게 담배꽁초를 물려줬던 검은집게제비갈매기와 우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잘못을 범하는 어미새와 달리 우리는 이미 이러한 연구가 있기 전부터 담배꽁초가 해롭다는 것, 그것들이 토양과 공기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이의 밥숟가락에 올려준 것이 생선살이 맞을까. 혹시 담배꽁초를 올려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6월 환경의 달을 맞아 크고 작은 시민단체, 환경단체들이 다양한 플로깅 활동, 일회용품 줄이기 등 생활속 실천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캠페인으로 해결될 일인지, 민간의 캠페인에 맡겨놓고 이렇게 계속 방치할 문제인지 반성해야 한다.
지구별키즈라는 초등학교 어린이 캠페인단이 거리 플로깅을 할 때 빗물받이 속 담배꽁초를 청소하는 모습을 보시며 화를 내시는 어른들이 얼마나 계실까. 아이들에게 착하다 칭찬할 일이 아니다. 어린아이들이 여리고 작은 손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워드는 것에 화가 나야 한다. 아무 죄 없는 생명들의 입 속으로 담배꽁초가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강력한 규제, 행동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정책과 어른들은 깊이 반성하고 행동해야 한다. 생산자 책임 원칙하에 담배 생산 회사들의 강력한 대응이 반드시 선행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