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제주 플러스 알파 마련해야
국내관광 수요 해외유출 현상 심화
외국인 관광시장 대응책 마련 필요

제주 관광객 천만명 돌파 이후 10년이 지난 2023년. 코로나19라는 암흑기를 지나 밝은 미래만 펼쳐질 줄 알았던 올해 관광 시장은 다소 어수선하다. 해외관광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반대로 국내관광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대한민국 관광 1번지라는 위상도 강원, 부산 등에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는 통계도 나온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시장 입지를 다지면서 집토끼인 내국인 관광객과 산토끼인 외국인 관광객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제주의 현 관광산업을 짚어본다. 

▲떠나는 집토끼 먼저 잡아야
내국인 관광객 비중은 코로나 이전 약 90% 수준이었다. 코로나 시절에는 해외관광이라는 개념이 사실상 사라지며 내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99%에 육박하기도 했다. 내국인 관광객이라는 집토끼가 있었기에 제주관광의 명맥이 끊기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내국인의 해외여행 급증으로 내수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흔들리는 시장을 방어하려면 보다 혁신적인 마케팅 변화가 필요하다.관광당국에서도 국내외 경쟁 관광지에 대한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제주와의 장단점을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투명하게 비교해야 하고, 관광객 의사결정에 있어 우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능적 요소를 어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여행 시장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며, 강원, 부산 등 국내여행지에 대해서도 내국인 입장에서와 외국인 입장에서의 비교가 선행돼야 한다.

지금까지 관광객 유치 키워드인 자연, 힐링, 웰니스에서 플러스 알파가 요구된다. 특히 'MZ세대'가 추구하는 즐거움과 재미를 충족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돼야 한다. 

다양한 업계 조사에 있어 독립적 개별 여행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점에 이견은 없다. 비용 지출에 있어서도 개개인의 선택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관광객이 스스럼없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돼야 하는데, 현재 단체관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구조가 크게 달라져야 한다.

SNS를 통해 개별여행이 또 다른 개별여행을 불러오는 순환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광 종사자 스스로가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읽어내는 능력을 길러야 하며, 달라지는 세태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몰려오는 산토끼 다변화 필요
10년 전, 천만 제주 관광시대를 이끈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 관광객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이 제주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물론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너무 높아지는 바람에 사드사태 이후 한한령 여파로 제주관광이 크게 타격을 입은 것도 사실이다. 

제주는 위기를 기회삼아 신시장 개척으로 다시 외국인 관광객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해외여행 제한으로 제주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보기 힘들어졌다.

굴곡진 외국인 관광객 시장에도 엔데믹이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해외 직항 노선이 잇따라 연결되고, 실제 찾아오는 외국인 손님도 많아지고 있다. 

도정 정책에 있어서는 '아세안 플러스 알파' 정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수출시장 개척 뿐 아니라 관광시장 개척에도 큰 노력을 쏟아붇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싱가포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호주 등 인접국가의 관광 수요를 흡수하기 용이할뿐더러, 실제 현지에서의 반응도 뜨겁다는 후문이다.

제주와 싱가포르 직항노선 운항 확대만으로 다양한 국가의 여행객을 모집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도를 중심으로 이들 아세안 플러스 알파 국가를 위한 신규 관광 체험 상품 개발은 '현재진행형'이다.

해외여행객 모집에 있어서 주요 키워드가 되는 카지노, 크루즈, 골프 등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다시금 중국 관광시장 위주로 돌아가는 정책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과거 제주관광 부흥을 이끌었던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제주 관광업계가 올 여름 최대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인데, 도 역시 중국인들을 겨냥한 다양한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과의 네트워크 회복은 긍정적이지만, 다시 중국에만 의존하려는 현상이 나오고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거 중국인 관광객에게만 의존했던 시장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관광업계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엔데믹 시대 외국인 관광객 다변화는 다시금 찾아온 기회에 큰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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