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밝히는 나눔 리더] 2. 송봉규 (주)한림공원 명예회장

 

1970년 한림공원 조성…공헌사업 지속 ESG 경영 전개
제주4·3 당시 나눔 배워…각계각층 다채로운 봉사 전파
헌혈 사업·회비 확충 등 성과…도내 27번째 RCHC 가입

"인도주의 정신 구현을 위한 적십자 운동은 생활신조이자 인생 목표와도 일치한다" 제주지역 공헌사업을 지속해서 전개하면서 기업가정신을 통한 ESG 경영을 실천해 온 송봉규 (주)한림공원 명예회장(93)의 말이다. 송봉규 명예회장은 1970년대 황무지에서 맨손으로 초록 낙원을 일궈냈다. 이를 일반에 공개하며 산교육의 장인 '한림공원'이 탄생한 것이다. 특히 도내 각계각층에 다채로운 봉사 정신을 전파하면서 제주적십자사와의 인연도 깊다. 박애와 봉사로 점철된 송봉규 명예회장의 한평생 이야기는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봉사 정신 계기

송봉규 명예회장의 봉사는 1948년 제주4·3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4·3으로 인해 집과 가재도구를 모두 잃어버린 학교 후배가 움막집에서 기어 나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고교생이던 송봉규 명예회장은 이튿날 각 학교 학련분회에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을 파악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집계된 결과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은 150명을 훌쩍 넘었다.

이에 송봉규 명예회장은 이들 명단을 들고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2연대장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이후 2연대장은 한 트럭분의 쌀을 내주고 고학생들을 위한 숙소를 마련했다. 송봉규 명예회장도 이에 그치지 않고 '제주도 이재고학생구제회'라는 간판을 내걸어 집단 급식에 나섰다.

고교 시절 처음으로 봉사를 시작하고 배운 셈이다. 실제 송봉규 명예 회장은 "고교 시절에 자신에게 큰 용기와 의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됐고 봉사 정신을 가르쳐주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로 송봉규 명예회장은 중앙 학도호국단장 표창을 받는가 하면 제주농업중학교 학도호국단 학도대장을 맡기도 했다.

 

△주민 곁에 항상

송봉규 명예회장은 후배 양성에도 매진했다. 1930년 한림읍 한림리에서 태어난 송봉규 명예회장은 일제강점기 상황 속 일본을 왕래하며 어린 나이에 영민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실제 해방 이후 일본군이 버리고 간 수신기와 발전기를 분해 조립하는 등 탐구열이 가득한 학생이었다.

이후 신혼생활과 동시에 한림중학교 교사로 발령 난 송봉규 명예회장은 3학년 과학 과목을 자진해서 맡은 뒤 교내 과학실을 만들 구상을 했다.

하지만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고 궁여지책으로 폐품을 수집해 팔아 기금을 마련했다. 전국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시도였다.

특히 지역에 '공업고등학교' 설립을 제안하고 학부모 등을 설득하기도 했다. 한림공업고등학교의 탄생인 것이다.

이처럼 지역민이 인정해 준 덕에 전국 최연소인 25세 나이에 제주도의회에 입성에 성공했고 1996년에는 제주도의회 의장직을 맡았다.

당시 송봉규 명예회장은 춘궁기가 오면 절량농가를 조사하기 위해 산간마을을 찾아다니고 대여양곡을 풀어 기아를 면하게 도와주는 등 언제나 주민이 우선이었다.

아울러 낙후된 한림을 재건하기 위해 '상록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개발사업에 나섰으며 이 중 한림항 개발사업은 지역 어업 발전에 한몫했다.

이 외에도 농민을 위한 무보수 명예직 조합장을 맡아 봉사를 시작하는가 하면 제주도관광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제주 관광의 변화를 도모하기도 했다.

 

△새로운 도전

송봉규 명예회장의 봉사에 대한 새로운 도전은 그치지 않는다. 제주적십자사 상임위원으로 10년 동안 활동한 이후 1986년 11월 제주적십자사 23대 지사장으로 선출되면서다.

당시 송봉규 명예회장은 새로운 봉사체계 확립 의지를 피력하며 △헌혈 사업 △적십자 회비 확충 △장애인 체육대회 개최 △봉사회 활동 기금 조성 △봉사회 조직과 활동 확대 △청소년적십자 지원 등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 나갔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헌혈 사업 예산을 확충하고 1988년 7월 냉난방 시설을 갖춘 특수제작 대형 헌혈 버스를 배정받아 신속한 헌혈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헌혈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또한 전국 유일의 '특별회비' 운영을 시작했다. 1987년에는 회원 7000명에 적십자 회비 1억원 시대를 열었다.

게다가 제주중앙적십자 봉사회를 조직해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보다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청소년적십자(RCY) 지원을 통한 적십자 이념 전파에 주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열정에 송봉규 명예회장은 회원 유공장과 적십자 봉사장 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송봉규 명예회장은 봉사에 끝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송봉규 명예회장은 출연금을 통한 '재암문화재단'을 설립해 매년 장학생을 선발하는가 하면 2021년 10월에는 적십자사에서 추진하는 고액 기부 모임인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RCHC)' 도내 27호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송봉규 명예회장은 언제나 '친절과 진심'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적십자사의 손길은 친절을 본위로 자기 형제에게 나눠주는 것 이상으로 진심을 갖고 베풀어야 한다"며 "나에게도 필요한 것을 자신보다도 더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줬을 때 오는 기쁨이야말로 인생의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 이 기사는 제주적십자사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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