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행복한 제주만들기9. 제주지역 반려동물 정책 등 진단

   제주는 동물 학대 사건 등으로 인해 '반려동물이 살기 고통스러운 섬'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제주도의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위한 의미있는 시도들이 눈에 띄었다. 도내 최초의 공공 장묘시설 설립, 유기견을 도외로 입양 보내는 프로젝트 등을 통해 일부 성과를 낸 것이다. 하지만 타지자체와 비교해서 관련 제도가 미흡한 점과 아직도 부족한 시민 의식은 과제로 꼽힌다. 더 나은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편집자주]

 

도내 반려동물문화공간 전무
서울, 고양시 동물권 정책 귀감
제주 동물학대 처벌 강화해야

 

    문화공간 수요 해소 필요
   제주도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이 전무하다. 이에 제주도는 애월읍 어음2리에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를 건립을 추진, 내년 완공할 예정이다. 센터에는 제2동물보호센터, 동물장묘시설, 동물 놀이공원 등이 조성된다.

   센터가 들어서면 기존에 운영중인 동물보호센터의 유기동물 포화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 반려인들의 숙원인 공설동물장묘시설에서는 장례식과 추모식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비록, 애월읍에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가 문을 열지만, 일상 속에서의 접근성 등 도내 많은 반려인들의 수요를 해소시키기엔 한계가 있다. 센터 외 도내 곳곳 다양한 반려동물 문화공간 조성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

   건축공간연구원의 '반려동물 양육인구 증가에 따른 공공 공간 조성 현황과 이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문화공간은 8월 기준 경기도가 39곳으로 지자체 중 가장 많았다. 서울은 22곳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제주는 없었다.

   또한, 제주도의회는 2019년 반려동물 놀이시설 조성에 관한 조례를 마련했지만, 공간 설계와 관련한 세부적인 지침이 미흡하다. 공원녹지법 등 제한사항도 많아 사실상, 문화공간 조성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서울시는 여의도 한강공원 등 반려동물문화공간이 20여곳 이상 된다. 특히, 한강공원 반려인·반려견 임시쉼터는 비반려인의 반발 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속적인 정책화 지시 노력 속 결실을 맺은 사례다. 오 시장은 정부와 국회에 하천에서 가축을 방목하거나 사육하는 행위를 금지한 하천법을 개정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결국 지난 1월 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는 동물복지 정책을 개발 하려는 오 시장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문화공간 조성은 증가하는 반려인구의 복지 증진을 위해 필연적이다. 행정이나 제도가 변화하는 시민 의식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처럼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이다. 제주도 차원의 규제 개혁, 변화를 수용할 줄 아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감한 동물권 정책 요구돼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시민의식 수준을 엿볼 수 있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은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동물학대는 꾸준하다. 학대자에 대한 처벌도 미약하다. 학대자로부터 피학대 동물을 격리하는 조건은 실효성이 없다. 학대자가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다시 돌려줘야 한다.

   무허가·편법 반려동물 생산에 대한 대응도 소극적이다. 단속도 대부분 시민들의 제보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전문 점검 인력의 부재 문제를 보완하고, 불법·편법영업 행위 단속.처벌 강화 등 동물학대를 적극적으로 규제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동물권 보호를 위한 의미있는 시도를 지속해 온 결과, 지난해 '제4회 대한민국 동물복지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또한, 시는 지난 5월 지자체 최초 '동물교감치유' 조항을 포함한 조례를 개정했다. 이번 개정으로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 조성, 길고양이 보호 등 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유기동물 방지 도민 지원 강화
   제주도의 유기동물 발생률, 안락사율, 낮은 입양률은 전국 상위권을 떠나본 적이 없다. 도내에선 읍면 지역 중심으로 동물들이 많이 유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버려진 동물들의 교배로 인해 더욱 많은 수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현재 제주동물보호센터로 입소한 유기동물의 보호기간은 20일 정도로 한달이 채 되지 않는다. 보호기간이 끝나면 안락사한다. 유기동물 포화 문제로 장기 보호가 불가능한 것에 대한 조치다.

   기존 운영중인 중성화 사업을 읍면지역에서 동지역까지 확대하는 등 지속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유기동물 근절을 위한 동물등록제 등 적극적인 도민 지원과 홍보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 이어, 지난 1일 보호소를 통해 유기동물을 도외로 입양 성공시킨 사례처럼 지속적인 도 차원의 건강한 입양문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반려동물 여행 인프라 개선
   국내 반려동물 동반 여행지로 제주도가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반려동물 동반 제주여행 잠재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향후 2년내 반려동물과 함께 제주여행 의향이 있는 만 20살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중 반려동물과 함께 제주여행을 경험한 52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제주여행의 전반적 만족도는 전체 응답자의 80.9%는 '매우 만족' 또는 '만족' 응답을 냈다.

   반려동물 동반 제주 여행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개선해야 할 가장 시급한 항목으로는 '교통편'과 '동반 입장 업소 확대' 을 꼽았다.

   이처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출입이 자유로운 음식점과 카페, 반려동물 전용 공간 개발이 관건으로 보인다. 또한, 반려견 동반 여행객을 위해 최신 관광 트렌드를 반영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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