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떠나는 청년들을 붙잡아라

20대 중심 이탈 가속…열악한 일자리 주원인
내집마련 등 장기거주 부담에 인프라도 약점
제주 청년보장제 개편 등 접근성 향상 잰걸음

제주를 떠나는 청년층의 수가 빠르게 늘면서 제주의 미래에 적신호가 켜졌다. 청년인구 유출은 단기적인 노동공급 감소뿐 아니라 제주지역의 고령화 현상을 가속화하고 지역경제 성장역량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청년층은 어느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이유로 섬을 떠나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제주형 청년보장제 등을 통해 청년 민심을 잡기 위한 통합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제주도와 함께 청년관계기관의 도움과 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합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년 순유출 작년보다 우상향

통계청 '제주 지역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제주지역 인구는 267명이 순유출했는데, 그중 20대는 454명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범위를 넓혀 올해 9월까지 9개월간 20대 순유출 인구는 15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18명) 대비 309명의 순유출 증가를 기록하며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청년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제주지역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애로사항 중 가장 큰 요인은 '일자리 부족'으로, 제주에 계속 거주하던 청년 중 44.8%가 이로 인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지에서 제주로 전입 온 청년들 중에서도 38.7%가 일자리 부족을 애로사항으로 골랐다.

이어서 '열악한 근로환경'이 각각 21.0%(계속 거주 청년), 21.2%(타지 전입 청년)를 기록했고 그 뒤를 '높은 생활물가(11.2%, 13.5%)'와 '주거비용부담(10.2%, 15.2%)'이 이었다.

특히 타지에서 전입 온 청년들에는 주거비용이 물가보다 더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왔다. 실제로 제주지역 청년들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제주 일자리정책기반통계'에 따르면 2022년 도내 일자리는 총 30만8500개로 2021년 대비 1만1600개 늘어났지만 20대가 점유한 일자리는 오히려 800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세대는 60대로 약 5500개가 증가했고 그 뒤를 50대(4500개), 40대(2100개)가 이었다. 반면 청년층에 속하는 30대 일자리의 증가수는 300개에 그쳤다.

△높은 주거비·부족한 인프라도 영향

제주지역의 높은 주거비도 청년층들에게는 넘어볼 수 없는 벽으로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제주지역 청년인구 순유출 요인 및 시사점'에 따르면 제주지역 청년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7.9배로 전국 평균인 6.4배를 뛰어넘었다. 

주택가격 배수(PIR)은 월급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제주에서 월급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모아서 내 집을 마련하는 데 약 8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임금에 비해 높은 부동산 값이 부담이 돼 도내 청년들의 유출을 막지 못함과 동시에 타지역 청년들의 유입 또한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지역의 주택가격과 임대료 등 주거비와 외식 등 개인 서비스 가격 수준이 타 지역 대비 높은 편"이라며 "이런 현상은 상대적 소득수준이 낮은 청년층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인 일자리, 주거 등에서 제주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타지역에 비해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정책 접근성 향상 '과제'

제주도는 제주에 살고 있는 청년세대가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주형 청년보장제를 개편한다. 

개편 핵심은 청년들의 접근성 향상이다.

제주형 청년보장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간 소외되던 청년에 대한 정책 접근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도는 권역별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등 청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거점으로는 '청년다락'이 점쳐지고 있다.

도는 또 올해 예산 4억5000만원을 투입, '청년이어드림'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부서별로 흩어져 있는 청년 정책을 한 곳에 모으고, 청년들이 한 눈에 찾아볼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작했다. 

청년들은 이어드림 플랫폼을 통해 맞춤 정책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다. 필요하다면 곧바로 정책 연결도 가능하다. 정책 연결 시에는 소정의 지원금도 지급된다.

주요 정책은 제주청년들의 고민거리인 '일자리' '주거' '자산' '문화' '복지' 등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청년세대들이 꿈을 꾸며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성장을 뒷받침해 나가겠다"며 "청년들에게더 가깝고, 깊고, 넓게 다가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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