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밝히는 나눔 리더] 3. 오헌봉 유성건설 회장

 

덤프트럭 1대로 제주 1위 우뚝…사회 환원·인재 양성 강조
제주대학교 20억원 쾌척 장학기금 발판…2013년 흉상 건립
RCHC 개인·법인 가입 최초…전국 3명인 박애장 금장 수상

제주지역 대표 건설업체인 유성건설은 덤프트럭 한 대로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오헌봉 유성건설 회장(80)의 나눔경영이 깊숙이 담겨있다. 특히 기업은 '사회 환원', 대학은 '인재 양성'을 강조하며 30년 넘게 이어온 이웃 돕기가 사회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오헌봉 회장은 '성실'과 '도민사회와 함께하는 것' 등 두 가지를 평소 지론으로 삼으며 1989년 유성건설을 설립한 이후 '토착 기업 가운데 1위'라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에 환원할 기회가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늘 욕심내지 않고 사회 환원에 앞장서 온 '참 기업가' 이야기를 들어본다.

△유성건설의 탄생

오헌봉 유성건설 회장은 2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당시 어렵던 환경에서 장남으로의 책임감 등으로 꿈을 수 차례 꺾어야만 했다.

줄줄이 공부하는 동생들의 학비 감당 때문이라도 자신이 가정의 어려움을 덜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에 학비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제주상업고등학교로 진학한데 이어 제주대학교 상경과에 입학했다. 이마저도 가세가 급격하게 기울면서 등록금을 내지 못하자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오헌봉 회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경찰관으로부터 8t 덤프트럭을 할부로 사게 된 일이 있었다. 오헌봉 회장을 건설업계로 이끈 물꼬였으며 그렇게 유성건설이 탄생했다.

이후 유성건설은 2022년 제주지역 건설업체 시공 능력 평가에서 토착 기업 가운데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달성했다. 오헌봉 회장이 유성건설을 운영하면서 첫 꿈을 이룬 셈이다.

그럼에도 안주하지 않고 한 우물만 파겠다는 각오로 끊임없이 달려왔다. 그 결과 유성건설은 30년 넘게 버티면서 성장해 왔다.

 

△40년만 대학 졸업

오헌봉 회장은 2000년 중퇴했던 제주대학교 경영학과에 다시 복학한 뒤 2002년 학사모를 썼다. 입학 40년 만이다.

이후에도 배움의 길은 지속됐다. 제주대 경영대학원, 제주대 최고경영자과정, 성균관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환경 도시정책 과정 등을 마쳤다.

이 같은 인연으로 오헌봉 회장은 현재까지 모두 19억8250만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제주대에 쾌척했다.

특히 제주대는 전달받은 기금을 장학기금으로 적립해 총 5억원의 '유성 장학기금'을 운영하기도 했다. 해당 기금은 현재 15억원에 이르며 단순 기부를 넘어 지역인재 양성에 발판이 됐다.

이에 제주대는 오헌봉 회장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 실천정신을 기려 2006년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데 이어 2013년 10월 유공자 흉상도 건립했다.

또한 오헌봉 회장은 제주대 협조 요청에 따라 2018년에는 2억1000만원을 들여 '푸른 꿈 작은 공부방' 보금자리도 마련했다.

이는 오헌봉 회장의 "제주의 미래는 젊은 세대에 달려 있다"며 청년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덕분이다.

이 밖에도 유성건설 설립 후 홍익보육원, 양로원, 정신지체아 등에 30년 이상 월 300만원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있다. 짧지 않은 시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을 이어온 것이다.

 

△가난한 기억 적십자 인연으로

오헌봉 회장과 적십자의 인연은 1996년 성금 150만원을 기탁하면서 시작된다. 당시 어려운 시절이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오헌봉 회장의 설명이다.

이후 매년 500만원 이상을 꾸준히 기탁하며 현재까지 개인으로는 1억1700만원, 유성건설로는 1억7800만원 등 총 3억원이 넘는 금액을 제주적십자사에 기부했다.

적십자 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앞서 1997년 11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대의원과 2018년 12월부터 현재까지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 명예 고문 등을 맡고 있다.

2019년부터는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을 역임하면서 20년 넘게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제주적십자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RCHC)'에 개인 5호와 법인 6호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RCHC 회원으로 개인과 법인 모두 가입한 사례는 전국 최초다.

게다가 오헌봉 회장의 부인인 김영순 여사도 지난해 1월 RCHC 55호로 가입하면서 도내 3번째 부부아너스클럽이 탄생했다.

이 밖에도 오헌봉 회장은 취약계층 복지 향상 등 인도주의 활동, 설맞이 온정 나눔, 코로나19 극복 성금, 희망 나눔 특별성금 등 가리지 않고 지역사회에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오헌봉 회장은 2020년 11월 적십자 박애장 금장을 수상했다. 박애장 금장은 대한적십자사 포상 운영 규정에 따라 인류애를 발휘해 인명을 구제하고 어려운 이웃의 복지증진에 탁월한 공로가 있는 자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오 회장을 포함해 전국에서 3명뿐이다.

이처럼 오헌봉 회장의 헌신적 기부와 봉사, 인도주의 활성화, 지역사회 나눔문화 확산은 나눔경영의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오헌봉 유성건설 회장은 박애장 금장 수상소감으로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에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준 분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나눔문화 확산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 이 기사는 제주적십자사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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