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요구되는 호모프롬프트
인간의 질문 능력·AI 상호작용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2024가 제시한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가 주목을 받고 있다. 호모 프롬프트는 인간 즉 호모(Homo)와 시스템 내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뜻하는 프롬프트(prompt)의 결합어로, 인간의 질문 능력과 인공지능(AI)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개념으로 '인간의 질문 능력', 혹은 '질문 능력을 잘 활용하는 사람'을 뜻한다. 

호모 프롬프트가 대두된 배경에는 작년에 우리를 충격에 빠뜨렸던 생성형 AI의 등장이 있다. 인공 지능이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 믿었던 예술의 영역까지 장악하며 창작물을 만드는 등 생성형 AI는 놀라운 속도로 고도화 되면서 이에 대한 시대적 대응이 시급해 졌기 때문이다. 

단순 반복형의 일자리는 감소하고 국가 간, 계층 간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할까'라는 문제에 모두가 직면하였다. 나아가 AI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 졌고 우리 교육은 바르게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가장 아날로그 적이고 '인간적인 것'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며 또 그것을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한다. '모라벡의 역설,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게 어렵고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게 쉽다'는 것인데, 인공지능이 내놓은 80%결과물에 20%의 인간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I는 프롬프트만큼 똑똑하다" 인간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는 말과도 상통한다. 

지금의 인류 사회를 만든 과학은 '인간성'과 '인문학'을 기반으로 '철학적 맥락'을 입힌 기술이 보편화하고 발전해 왔다. 따라서, 4차 산업시대 AI와 함께 성장할 아이들 역시, 지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판적 사고, 창의성, 대인 관계 기술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찰스 파델은 21세기 핵심 역량이라는 저서에서 이야기 한다. 

이러한 능력은 나의 생각을 표현하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대화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고도화된 산업화와 자본주의가 형성되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암기 위주의 수동적 학습으로 '질문으로 관계 맺는 인간'을 양성하는 데 실패하였음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과연 단순히 정답만 찾는 수동적 인재가 AI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에 경력잇는여자들 협동조합은 대화, 토론, 상호 질문을 통한 활동적 학습을 우선시하는 모델로 4차 산업 시대의 교육 목표에 부합하는 고대 유대의 '하브루타 교육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브루타는 질문과 비교, 논쟁, 친구 가르치기, 문제 만들기 등을 통해서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키우는데 매우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다.  

물론 교육부는 2015년, '하브루타' 방식을 도입하고자 교원 직무연수를 제공하였으나, 토론식 교육의 특성상 강사 역량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 많은 시간과 전문성이 요구되어, 하브루타 교육을 보편화 시키기에는 한계에 부딪혔다.그러나 여기에도 기술을 더한다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술은 앞서가는데 교육은 머물러 있으면 안된다. 있다. 혁신적인 교육 방식의 대중화를 위해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하브루타 교육법을 보다 효과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들을 양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며 국가적 차원으로도 확대되어 전국적인 교육 혁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가 변화의 선봉장이 되길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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