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울리는 쓰레기 투기 및 불법주차 등 자연경관 훼손 우려도
4월부터 5월 중순까지를 제주에서는 '고사리 철'이라고 부른다.
제주도는 요즘 고사리에 웃고 운다. 4월 고사리가 가장 연하고 맛있어 시골 할머니들은 물론 이주민, 관광객 너나 할 것 없이 고사리 꺾기 삼매경에 빠져 길을 잃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고사리 채취에 많은 사람이 산과 숲으로 들른다.
제28회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가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열린 가운데, 제주 들녘에는 본격적인 고사리 채취 철을 맞아 채취객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는 고사리가 잘 자랄 수 있는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 섬 곳곳에는 봄이면 어김없이 우후죽순 솟아오른 고사리를 꺾으러 다니는 사람으로 넘쳐난다.봄철에 내리는 '고사리 장마'까지 대지를 적시고 나면 고사리가 통통하게 물이 오르고 쑥 자라 지천에 고사리 천지다.누군가 이미 꺾은 데서도 비가 내리고 나면 새순이 다시 자란다. 봄철 동안 고사리를 9번이나 꺾을 수 있다고 해서 '고사리는 아홉 형제'라는 속담도 있다.
하지만 고사리 철을 맞아 야외 나들이에 나선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증가하면서 중산간 지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야산 및 중산간 도로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부쩍 늘면서 환경오염과 함께 제주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는 데다 농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주차행위도 성행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실제 지난 주말 제주도 중산간 지역을 확인한 결과 고사리 채취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 및 밭 입구에 세워둔 차량 때문에 농작물 수확 및 제초작업을 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냉장고, 음료수병, 타이어, 비료 포대, 가정용 생활 쓰레기, 건축물 폐기물 등 오름 및 들판, 농로 구석진 곳이나 웅덩이에 버리는 행위가 증가하고 있어 환경오염과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오름 주변에 사고방치 차량도 버려져 있어 행정당국이 강력한 대응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특히 좁은 도로에 양쪽으로 주차하고 커브길 주차로 통행 흐름에 지장을 주는 얌체 차량으로 인해 운전자들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교통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농민들은 고사리 철이 되면 밭 입구에 세워둔 차량, 쓰레기, 노루 망 훼손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몇몇 고사리 채취객들이 지나친 욕심에 농장 울타리 훼손 및 울타리 문을 열고 들어간 뒤 닫지 않는 사례도 있어 말, 소들이 탈출해 도로를 배회하면서 교통사고 위험 및 농민들 마음을 울리고 있다.따라서 고사리 철에 이것만은 지켜 안전하고 청정한 제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첫째, 제주의 청정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지 말고 지정된 장소에 버리거나 다시 되가져 오는 주인 의식을 갖자.
둘째, 안전한 제주를 위해 커브길 및 좌우로 굽은 도로에 불법 주·정차를 하지 말자. 특히 밭 입구에 주·정차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
셋째, 고사리 채취를 위해 노루 망이나 농장 울타리를 훼손하지 말자. 방목된 소와 말들을 고려해 열고 들어간 농장 울타리는 반드시 닫자.
넷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안전 수칙을 숙지하는 것이다.고사리 채취 시에는 항상 2명 이상의 일행을 동반하여 움직이며 중간중간에 자신의 위치는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비상시 연락이 가능한 휴대전화기를 반드시 소지해야 하며 저체온, 탈수에 대비하여 비옷과 물 등 약간의 간식을 챙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관광객 조모 씨(56. 대구)는 "오름 주변에 생활 쓰레기들이 너무 많이 버려진 모습을 보고 청정 제주 고사리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는 것 같다"라며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지 말고 지정된 장소에 버리거나 다시 되가져오는 선진 의식과 함께 불법주차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불편을 토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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