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흘 마을 주민들이 함께 가꾸는 메밀꽃밭(지명: 먼나머루 혹은 원남지). 메밀을 함께 심고, 메밀 공장에서 메밀 가공제품을 만들고, 메밀문화제를 열어서 도민과 관광객에게 메밀꽃 풍경과 제주 메밀로 만든 먹거리 및 다양한 경험을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조성한 메밀밭을 기반으로 다양한 마을 사업을 했다. 와흘메밀마을협의회는 비영리단체로 마을과 메밀을 알리고 지역사회에 이바지하자는 공감대 하에, 2019년부터 메밀 문화제를 해마다 개최해왔다. 전국 메밀 생산량의 60%이상을 생산하면서도, 제주 메밀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다채로운 가치와 스토리를 가진 메밀을 알리는 것이 메밀문화제를 여는 이유다.

2019년부터 개최해서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다양하게 시도했다. 메밀 음식을 팔고, 공연을 열고, 체험 프로그램 제공 등 다양하게 시도했다. 더욱 잘 하고 싶은 마음에 2023년에는 마을 대표들이 봉평효석문화제를 참관하였고 평창군 의회와 교류하게 되어 평창군 축제관계자가 와흘메밀문화제를 찾아서 조언도 해주시며 향후 협력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이에 자극 받은 와흘 주민들은 4년차가 되는 2024년에는 메밀문화제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결심했다.

올해의 메밀문화제는 2024년 5월 10일부터 열렸다. 주민들은 컨설팅 지원을 받으며 6회차에 걸쳐 준비 회의를 했다. 방문자에게 어떤 경험을 줄 것인지, 예견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토론했다. 함께 고민하며 준비해서인지 이번 메밀문화제 기간에는 주민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도 언론에 보내고, 홈페이지를 손보고, 마을주민들이 SNS기자단을 발족하여, 직접 SNS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노력이 전달된 것일까?

방문자도 많아지고 만족도도 높아졌다. "너무나 아름답고 힐링된다. 조용해서 좋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운도 좋았다. 유명한 인기 강사가 "요새 메밀꽃이 아주 아름답습니다."라고 말한 것을 듣고 사람들이 메밀을 검색했는데 와흘메밀문화제가 노출된 것이다. 그리고 방송에서 와흘의 메밀 공장을 다루어 주었는데, 방송을 보고 문화제에 오셔서 제주 메밀가루를 찾으시는 분들도 꽤 있었다. 방문자가 급증해서 음식을 제공하는 부녀회에는 빙떡을 만들다가 녹초가 된 이모도 있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다양한 지원정책의 도움도 있었다. 농림축산부의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 제주도의 마을만들기지원사업, JDC의 마을공동체사업, 제주시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단의 컨설팅 지원, 제주도의 주민참여예산 등을 활용했다. JDC의 Re(里)-START지역상생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어려움도 있다. 실내 화장실이 한 개라서 방문객이 급증했을 때 불편을 드려 죄송한 마음이다. 마을 주민들이 무료 입장 등 공익을 우선하며 추진하다보니 자금이 부족하다. 인건비 마련이 어려워, 방문자 증가 때 교통안내를 충분히 못하는 게 아쉽다. 

원래 5월 26일까지로 계획됐던 메밀문화제는 6월 2일까지로 연장되었다. 그 이후에는 메밀 보호 및 재배를 위해서, 메밀밭 개방을 종료한다. 이번 주말의 기회를 활용하시기를! 이번이 어렵다면 10월의 메밀꽃밭을 기대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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