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가치 활성화 사업
공동체융합교육 진입장벽 해소
미래세대·지역사회 가치 전파
도, 신규해녀 양성·소득 지원

제민일보가 2005년부터 '제주해녀'를 대하기획으로 그들의 민속지식과 정체성을 제주의 문화동력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화두를 꺼낸 이후, 11년의 노력끝에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제주해녀 문화가 '살아있는 문화유산(Living Heritage)'으로서 세계에 가치를 인정받게 됐지만 지속적으로 해녀 수가 감소하며 단절의 위기를 겪고 있다. 지속가능한 해녀문화를 위한 제주도의 정책과 제민일보·㈔세계문화유산보존사업회의 올해 사업을 소개한다.

△해녀수 3000명 이하 '위기'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제주의 현직해녀 수는 2022년말 3226명에서 지난해말 2839명으로 3000명선이 무너졌다. 2022년 전년대비 211명(-6.5%) 감소했고, 2023년 387명(-11.9%)이 줄어드는 등 감소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연령별로도 30세 미만은 6명뿐이고, 3대 27명, 40대 66명 등 청년해녀는 100명 남짓에 불과하다. 50대(175명)와 60대(854명)도 해녀 사회에서는 젊은 축에 속한다.

해녀들의 주 연령대는 1232명이 현역으로 활동하는 70대가 차지하고 있고, 80세 이상도 479명으로 많이 남아 있다.

지난해 신규해녀 가입자 수는 23명으로, 이를 포함해 최근 5년(2019~2023년)간 171명이 늘었지만 급격한 해녀 감소 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전직해녀 5280명을 포함해도 제주에 남아 있는 해녀는 8119명에 불과해 신규 해녀 감소 및 고령화로 제주 해녀 문화의 근간인 공동체가 붕괴되어 가고 있다.

제주해녀와 해녀 관련 문화는 1971년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호 '해녀노래'를 시작으로 2008년 제주도 민속문화재 제10호 '제주해녀의 물옷과 물질도구', 2015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1호 '제주해녀어업',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제주해녀문화', 201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32호 '해녀', 지난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해녀 어업시스템' 등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문화를 전승할 주체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신규 해녀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기후변화와 해양오염에 따른 수산자원 감소, 그로 인한 소득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제주 마을어장내 주요 품목(해조류, 무척추동물류)의 생산량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7000t 정도를 기록하다가 2018년 이후부터 5000t 이하로 감소하고 있다.

제주해녀의 소득은 수출 부진과 어획량 감소 등으로 연평균 477만2000원으로 급감한 실정이다. 

△도, 신규해녀 양성 집중

이처럼 제주해녀어업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하면서 제주도는 지난 4월 신규해녀 양성 추진계획를 확정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들을 발표했다.

제주도는 신규 해녀들이 도내 해녀학교와 어촌계에서 배출되고 있음에도 해녀사회에 활발히 정착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해녀 양성 추진계획에서는 신규해녀들이 유입되고 공동체에서 상생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정착 지원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신규해녀 양성기반 조성, 신규해녀 안정적 정착 지원, 건강하고 안전한 조업환경 조성, 어장환경 개선을 통한 해녀소득 증진, 해녀문화가치 활용 어업 외 소득창출 등 5대 전략, 11개 세부과제, 26개 세부사업을 마련하고 집중 추진한다.

주요 전략을 보면 신규해녀 양성기반 조성을 위해 민관 협업시스템을 구축하고 해녀학교 교육과정 체계화 및 기반 확충을 도모한다.

신규해녀 진입장벽 완화 등 대응 체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민·관 협업 신규 해녀 양성추진 협의체를 구성·운영하며, 특히 해녀역량강화 교육 및 직업 해녀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해녀공동체 이해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기존해녀와 인턴해녀간 일대일 멘토링 운영 지원으로 인턴해녀가 해녀공동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물질기술과 해녀공동체 문화를 전수하고, 기존해녀는 어업 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신규해녀 가입 우수 어촌계에는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또 해녀학교 직업해녀 양성반의 교육과정을 표준화하고 동부지역에 해녀학교 추가 설립 등 신규해녀 양성 기반을 강화한다. 

신규해녀 초기 정착금 지원연령을 현재 40세 미만에서 50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현재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인턴해녀를 대상으로 잠수복 지원 등을 위해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예비해녀의 경우, 어촌계 어업실적 확보 및 적응기간 장기화로 중도 포기자가 다수 발생하는 문제가 지적돼 수협 및 어촌계 가입절차를 완화해 신규해녀 유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 해녀 건강·안전 분야 사업을 확대하고 해녀소득 증진을 위해 마을어장 생태환경 회복과 마을어장 수산자원 조성, 해녀 소득수산물 가격안정을 지원한다.

△본보, 해녀 공동체 교육 추진

제민일보와 사단법인 세계문화유산보존사업회는 제주특별자치도의 '2024년 제주해녀문화 가치 활성화 사업'에 따라 올해 신규해녀 진입장벽 완화 및 제주해녀문화 유산 가치 홍보에 중점을 두고 지속가능한 해녀문화와 공동체 활성화를 추진한다.

특히 제주도가 추진하는 신규해녀 양성기반 조성 차원에서 신규 해녀들의 해녀사회 융합을 위한 공동체·인성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신규 해녀 가입이 줄어드는 이유에 소득 감소 문제도 있지만 어촌계 및 잠수회 가입 절차와 해녀 입문 후 기존 조직과의 융화 문제 등 해녀공동체 진입 장벽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녀지망생들이 해녀학교 등에서 이론과 실기를 배운 후 어촌계별 인턴 기간을 거치는 동안 중도 포기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해녀공동체에 녹아들어갈 수 있는지, 미래의 해녀로서 갖춰야 할 소양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해녀공동체 융합교육을 실시한다.

제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턱 아카데미'도 지속적으로 개최, 제주해녀문화 교육 등을 통해 제주해녀의 역사와 해녀문화의 가치에 대한 이해도 증진에 나선다.

불턱 아카데미는 도내 초·중·고등학교 및 청소년 단체, 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하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모범사례를 모델로 해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지속적으로 계승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수립해 현장에 적용하는 것으로 전승·보전 체계를 구축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제주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제주해녀를 알리는 교육사업이 앞으로 해녀문화 전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심혈을 기울여 아카데미를 꾸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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