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기후변화정책 '엇박자' 존재
다음달 7일 기후정의행진 개최

뜨거워지는 지구, 뜨거워지는 도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도시는 변해야 하고, 그러기에 우리는 함께 고민해야 한다.

올여름 더워도 너무 덥다. 기후학자들은 이번 여름이 앞으로 올 여름 가운데 가장 선선한 여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열대야 최다 일수 기록을 세우고 있는 이번 여름을 지내며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더 많이 걱정하게 됐다. 바다속이 비어가고 농작물이 녹아내리고 에어컨은 생필품이 됐다. 

이미 변해버린 기후,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본 기자와 같은 도시 소시민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미래는 누가 만들어줄까. 

기후변화 대응은 개인의 영역이 아니다. 거대한 지구환경 전반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하기에 국가 차원의 대응, 법제화가 중요하다. 탄소중립기본법과 같은 법이 만들어져 다양한 정부정책이 나오는 것이 이러한 이유다.

제주도 역시 마찬가지다. 도내 탄소배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송(교통)에서의 감축을 위해 도로다이어트, 15분 도시 등의 굴직굴직한 정책들을 선보였다. 자원순환을 위해 요일별 쓰레기 배출부터 재활용도움센터까지 다른 지역에 모범이 되는 사례들을 만들어가는 것도 있다. 

그러나 어떤 정책도 100% 시민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모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책들의 시행을 보면 웃기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탄소배출의 절반이 교통에서 발생하는 제주도가 효율적인 대중교통의 확대로 자동차 운행을 줄이기 위해 도로 다이어트를 말하면서 제2공항 건설과 이를 위한 도로 확장, 도로를 줄여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드는 도로다이어트는 제주시청 앞 쇼룸을 만든 것 외에는 추가 사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 

1년에 100만그루 이상의 나무 심는 정책은 또 얼마나 멋진 사업인가.

빠른 도시화로 도시 열섬현상이 특히나 심하다는 우리나라. 시멘트나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는 지표에서 물이 증발돼 온도를 낮추는 것을 막는다.  증발을 막아 열을 저장하니 태양이 지는 밤에도 열기를 품은 도로들로 도시는 식지 않는다. 도시에 살려면 감수해야 할 일인가 싶다.

그런데 나무가 필요한 곳에 1년에 100만그루 나무를 심는다니, 특히 도심 속 거리의 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거리를 더욱 시원하게 할 것이고 자연스레 사람들이 걷는 거리가 될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그 많은 나무는 지금 어디에 심어지고 있는가. 혹시 도로가에 심어지는 자잘한 저 관목들인가.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도심 나무 심기에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었다. 그런데 심지어 기후환경은 훨씬 더 다양한 원인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그저 생각으로 바라기만 해서는 나아질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 제도안에서 건강한 지구를 지키고 나를 건강하게 지키려면 우리는 함께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어 의지를 확산시켜야 한다. 

다음달 7일 기후문제를 알리고 대응을 촉구하는 기후정의행진이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제주에서도 오후 3시 제주시청 부근에서 행진이 있을 예정이다. 이번 행진을 통해 합리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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