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들과 함께 문중벌초, 가지벌초 진행
긴 옷·방충 모자·목 부위 감싸는 수건 착용
안전사고 주의…진드기 물림, 예초기 사고

다음달 추석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벌초는 추석을 앞두고 진행해야 할 집안의 중요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벌초를 하다보면 예초기 사고, 진드기 물림 등 안전사고를 접하게 된다. 이 같은 사고가 남의 일이 아닐 수 있으니 안전에 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제주의 벌초 문화와 벌초 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보자.

△제주의 벌초 문화

제주에서는 '식게(제사) 안한건 남이 몰라도 소분(벌초) 안한건 남이 안다'는 속담이 있다. 제주는 벌초를 그만큼 중요시하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벌초 준비가 한창이다. 무덤의 잡풀을 베어서 깨끗이 청소하는 것을 벌초라고 하며 전국적으로 행해지는 세시풍속이다. 

제주의 벌초는 가족벌초인 가지벌초와 문중벌초인 모둠벌초로 나뉜다. 가지벌초는 8촌 이내의 친척들이 모여 고조부의 묘까지 벌초한다. 

모둠벌초는 조상의 묘소에 친척들이 모여 실시한다. 모둠벌초는 주로 음력 8월 초하루에 행해왔지만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요즘에는 주말에 벌초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제주의 공동체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세시풍속인 벌초는 앞으로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벌초 복장·예초기 안전하게

벌초를 할 때는 피부의 보호를 위해 긴 팔과 긴 바지, 방충 모자, 목 부위를 감싸는 수건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장갑을 착용하고 장화나 두꺼운 등산화를 신어 손과 발을 보호해야 한다. 

요즘 벌초때는 낫 대신 예초기를 이용하는 가정이 많다. 예초기를 사용하다가 돌덩이 파편이 튈 수 있으므로 날이 돌에 부딪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목이 긴 장화나 장갑, 보호안경, 방충 모자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도록 한다. 각 부분의 볼트와 너트, 칼날의 조임 등을 확인하고 보호덮개를 씌우는 것을 잊지말자. 

날을 만질 시 전원을 반드시 끈 후에 만져야 하며 무성한 풀숲에서 작업할 때는 지면에 돌이나 위험요소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한 후에 작업해야 안전하다.

△해충 조심하고 세탁 깨끗이

추석에 앞선 벌초 시기는 번식기에 접어든 말벌의 활동이 매우 왕성하고 독성이 강해지는 시기다. 말벌은 검은색 계통의 복장을 어두운 천적인 오소리나 곰으로 오해해 집중적으로 공격을 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밝은 색의 옷을 입는 것을 권장한다. 

벌초작업 중 땅벌 집을 건드리거나 뱀에 물릴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향기가 강한 화장품이나 향수 등의 사용은 꿀벌이 꽃으로 착각해 공격할 수 있으므로 자제하자. 벌에 쏘였을 때는 벌의 침을 제거한 후 얼음찜질을 하고 암모니아수를 발라준다.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하지 말고 보호장구를 착용한 후 스프레이 살충제를 사용해 벌집을 제거한다. 만약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119에 신고해서 도움을 청한다. 벌집을 실수로 건드렸을 때는 손을 휘두르는 등 벌을 자극하는 행위는 절대 삼가해야 하며, 제자리에서 낮은 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해독제를 미리 지참하는 것이 좋다.

뱀에 물렸을 때는 물린 부위의 윗부분을 끈으로 묶고 냉찜질을 하면서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벌초 작업 중 잠시 휴식을 취할 때는 절대 풀밭 위에 눕지 말아야 한다. 풀밭에 있는 진드기가 피부에 붙어 쯔쯔가무시병을 앓게 될 수 있다. 작업을 하고 난 후에는 반드시 옷과 돗자리를 털고 세탁해야 하며 몸을 깨끗이 씻고 진드기를 제거하도록 하자. 귀찮다는 핑계로 부주의하면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