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조리 23일 탐조대회 개최
보호구역 확대 필요성 공유
해양오염과 기후위기로 해양환경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경고가 국제사회에서 대두되는 가운데 제주도에서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한중일 국제해양보전포럼'이 지난 13일부터 3일간 아스타호텔 3층 아이리스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해양보호구역 확대를 통한 해양보전의 증진'을 주제로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해양환경단체와 연구자들이 각국의 해양보호구역 현황과 확대를 위한 노력을 소개하고 해양보호구역 확대 등 해양환경보전 정책 강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나아가 협력과제와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토론과 논의를 거쳐 3국이 공동으로 실행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 각국 정부에 공동협력 정책과제로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셋째 날인 15일 해양 보호구역 오조리 연안 습지보호 구역 현장을 방문했다.
오조리의 습지 보호지역 지정에 앞장선 고기봉 오조리 이장은 "마을이 개발된다는 말에 주민들이 빠르게 보호지역을 지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약 8만평의 오조리가 습지보호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성산리 등 인근 마을도 기류가 변해 추가로 전체 지정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 23일 오조리에서 해마다 280여종의 새들이 찾는 제주 동부지역 해양보호구역 확대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탐조대회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다.
또한 2024년 국제보호지역 관리자 역량 강화 워크숍 현장답사가 21일에 개최된다. 이날 고기봉 이장은 오조리 마을회 회의실에서'주민의 해안 습지 지정 참여 사례'를 발표한다.
이번 행사는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든 다양한 새를 관찰하며, 오염과 기후위기로 심각한 위협에 처한 제주 바다를 보전하기 위해 해양보호구역 확대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오조리 연안 습지 보호구역은 제주 해안에서는 보기 어려운 습지와 갯벌을 가진 바다다. 갯벌 해안과 조간대가 연약한 해양생물의 피신처이자 멀리 있는 길을 이동하는 철새의 휴식처가 되는 것처럼, 오조리 연안 습지 또한 많은 철새를 포함한 새들이 찾아온다.
오조리는 멸종위기종 1급인 저어새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제주의 대표적 철새도래지다. 긴 이동으로 회복이 중요한 새들이 터를 잡는다는 것은 먹이를 구할 수 있고 쉴 수 있는 생존 조건으로서의 생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실제로 오조리 내수면은 조개류와 다양한 갯벌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는 새들의 먹이가 되기도 하지만 마을의 양식이자 자원이기도 했다.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은 종 보호적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새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은 인간에게도 풍요로운 곳이다.
이번 대회의 취지는 참가자들이 멸종위기종 및 다양한 조류를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오조리 습지를 터전 삼아 사는 새들을 모니터링하고 오조리 연안 습지의 생태 환경 가치를 관찰하는 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주목할 부분은 환경단체가 주축이 되거나 행정에서 주도한 행사가 아닌 오조리 주민들의 주도로 개최했다는 점이다.
주민들의 경험을 다른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느끼길 기대하며 오조리 바다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으로 살피고 모니터링으로까지 연결할 수 있는 탐조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지구생태계를 무너트리는 유일한 종이 사람이다. 완전히 무너트린다면 지구생태계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겠지만, 그 안에 사람은 없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 이런 보호지역 지정을 늘려야 하며, 멸종으로부터 막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기봉 이장은 "해양보호구역을 늘려가는 일이 시대적 과제이고 국제적 약속"이라며 "제주 바다의 30%까지 보호구역으로 확대해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시민 참여와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