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9. 영주고

제민일보·제주교육청 주최
박은주 국제기자단 연구원 강연

난민 '기후''전쟁'으로 구분
최근 기후난민 심각성 커져
독일, 국가 문제  대안 주목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오홍식)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공동 주최하는 '2024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아홉 번째 강의가 영주고등학교에서 지난 25일 열렸다. 이번 아카데미는 영주고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계 난민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기후 변화로 터전을 잃은 사람들
이날 강연에 나선 박은주 국제기자단 연구원은 "난민(難民)은 사전적 의미로 전쟁이나 재난 등을 당해 곤경에 빠진 국민"이라며 "오늘날 크게 기후난민과 전쟁난민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은주 연구원은 "기후난민은 자연재해나 기후 변화 영향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살던 곳에서 어쩔 수 없이 이주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며 "하루 아침에 살 곳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침수될 위기에 놓인 국가들에서 주로 기후난민이 발생한다"며 "실제로 방글라데시와 몰디브 등 해발 고도가 낮은 국가들은 침수 피해를 경험했고, 많은 국민들이 고향을 떠나야 했다"고 전했다.

실제 세계은행와 기후 전문가 등은 기후 변화 악영향으로 오는 2050년이 되면 1억명에 달하는 기후난민이 생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는 "기후난민은 현재 국제법으로 보호받을 근거가 없어 더 절박한 상황"이라며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는 우리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로, 남의 나라 일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난민 발생은 1명의 사람, 1개의 국가, 1곳의 기업 등 개별적인 문제가 아닌 전 세계가 관심을 가져야 할 국제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이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한다면 조금씩 우리 삶이 달라질 것"이라며 "타인을 대하는 나의 태도, 환경을 대하는 자세가 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2024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가 25일 영주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김은수 기자
2024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가 25일 영주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김은수 기자

△노동력 문제를 난민 수용으로 해결
박 연구원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더 스위머(The Swimmers)'는 시리아 난민 출신 올림픽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에 대한 실화 바탕 영화"라며 "시리아 내전을 피해 에게해를 헤엄쳐 유럽 대륙으로 넘어가 정착하는 과정이 담기는데 이를 통해 난민의 삶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처럼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내전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평화롭게 살고 있지만 지구 반대편에서는 삶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0년 동안 매년 16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기구가 존재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꿈을 지닌 청소년들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국제 정세를 살필 때 강대국인 미국 정책이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미국 이민 정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이민 문제 그중에서도 난민 문제는 표심을 좌우하는 큰 이슈 중 하나였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 이민자와 난민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펼쳤다. 자국민 보호에 에너지를 모두 쏟겠다는 입장으로 앞으로 세계 난민 정책을 살필 때도 미국 정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민 수용은 국가들의 오래된 고민거리"라며 "특히 유럽은 내전 등 정치적 불안정에 시달리는 국가가 많은 중동, 아프리카와 밀접해 해마다 많은 난민들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유럽에서도 국가별로 난민을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다"며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가장 중동과 밀접한 국가로, 국가 간 공동 책임을 주장하고 있으며, 독일·오스트리아 등은 난민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런 가운데 난민들이 가장 선호하고 모범적인 난민 정책을 추진한다고 평가받는 나라가 바로 독일"이라며 "독일은 수년 전부터 저출생으로 인구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노동력이 줄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난민을 적극 수용해 나라에서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기 보다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갖고 합법적으로 함께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도 세계시민으로서 덕목"이라고 밝혔다. 김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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