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악취 제로, 가축분뇨 경제자산으로
제민일보·제주특별자치도 공동기획 10. 에필로그
일부사례 전체 부정인식 확산 현상 경계 필요
가축분뇨 활용 에너지화·축산시설 스마트화
양돈산업 질적성장·지역상생 공동노력 필수
산업 미래상 고찰·청사진 도민사회 제시 등
'축산악취 제로화'는 도민과 상생하는 미래 양돈산업 조성을 위한 첫걸음이다.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악취관리 사업들은 지속성을 갖고 일관된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아울러 가축분뇨를 활용해 에너지화하고 축산시설을 스마트화하는 등 양돈산업의 가능성 역시 꾸준히 확장해야 한다. 도민이 신뢰하는 생태계로 거듭나기 위해 모두 소홀할 수 없는 발걸음이다.
△직면 과제 산적
악취민원 원인으로는 농가 자체관리나 시설 노후화, 축산외 타시설 등 문제가 꼽힌다. 특히 시설이 노후화한 축사의 경우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제주도가 노후돈사 현대화 사업, 폐업지원 사업, 관리미흡 농가 집중 컨설팅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농가간 관리수준에 격차가 발생하면서 일부 관리미흡 농가로 양돈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돈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은 각 악취저감 노력 부족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일부 폐업양돈장의 비양심 행위로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으며, 지역내 돼지고기 판매업소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제주 돼지고기 품질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와 관련 도민 2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서는 상대적으로 저연령층(30대 이하)에서 특정 농가의 비양심 행위를 도내 전체 농가의 부정인식으로 확산하는 경향이 짙었다.
제주 양돈산업에 대한 위상은 제주 경제 활성화 기여도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양돈산업 지원 필요성이라는 공감대로 연결되는 만큼 적극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도민인식조사에서 제주 양돈산업이 관광산업에 이바지(24.1%)하거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16.7%)한다고 긍정 응답한 비율은 40.8%로, 기여도가 전혀 없다(13.3%)거나 사회적 피해가 더 크다(10.3%)는 부정 응답한 비율 23.6%보다 높았다.
관건은 '긍정·부정 영향에 별반 차이가 없다'고 답한 35.5%의 향후 제주 양돈산업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게 되느냐다.
△지역상생 산업육성 필수
농가에 대한 직접적인 시설개선, 관리교육 등 외에도 주민에게 신뢰 받는 양돈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하나는 탄소중립 비전과 연계한 바이오가스 활용 방안이다. 현재는 가축분뇨 집중화 처리시설을 통해 집중 처리하고 있지만, 지난해말 유기성 폐자원의 친환경정 활용 촉진을 위한 '바이오가스 촉진법'이 시행된데 따른 중장기적 대비가 요구돼왔다.
이에 도는 가축분뇨를 에너지화해 재생에너지 생성과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당초 퇴액비화, 정화처리하던 방식에 에너지화 방식을 더해 가축분뇨 처리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가축분뇨로 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단순 악취·환경오염의 원인으로만 인식됐던 부정적 이미지가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도민 실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유용한 자원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주민과 상생하고 도민들의 공감과 응원을 받는 제주 양돈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다.
△산업 미래상 지속 고찰
에너지화를 통한 가축분뇨 처리방법 다각화 정책을 포함해 제주 양돈산업의 미래상을 꾸준히 다듬어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산·학·관이 함께 매년 개최하고 있는 제주양돈포럼에서는 제주 양돈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환경과 제도개선 과제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양돈포럼에서는 환경친화적 양돈산업 육성을 위한 시장현황 및 관련 정책에 대한 공유가 이뤄졌고, 제주도와 대한한돈협회, 제주양돈농협, 제주수의사회 등의 토론이 이뤄졌다.
특히 현장여건을 고려한 제도개선 과제들과 추진현황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같은 논의가 제도개선을 관철하기 위한 논리를 단단하게 만들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관련 최근에는 악취측정방법과 관련한 진전이 있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새로운 악취공정시험기준을 시행하면서 당초 축산시설 이외의 타 산업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축산악취로 오인되는 경우를 예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스마트화 등 선진사례 탐구
지역내 논의와 도내 농가 시설개선 및 컨설팅 외에도 외부 지역의 선진사례를 탐구하는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
충청남도 예산군에 위치한 호은2농장은 지속성장하는 양돈산업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각종 정보기술(ICT) 장비와 악취저감시설, 빅데이터 등에 주목했다.
이에 재래식 시설을 과감하게 철거하고 돈사 현대화 사업을 추진, 국내 최초로 공기 순환 시뮬레이션을 적용한 양돈장을 구축했다.
당초 재래식 돈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빚었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악취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설계했고, 에너지절감형 시설을 함께 고려했다.
현대화시설 이후 돈사 구석구석 공기 흐름이 정체되지 않고 일정하게 퍼져나가게 하면서 축산악취를 억제한 결과 돈사 울타리 밖에서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
또 냉난방과 환기 시스템을 연동시키면서 1년 내내 동일한 온도를 유지하게 됐고, 돼지들의 스트레스를 낮춰 분만 시간과 사산율을 감소시킨데다 비육속도 역시 빨라지는 효과도 거뒀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로즈팜 역시 ICT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악취저감은 물론 사육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거뒀다.
로즈팜은 중앙집중 배기방식을 도입, 돈사 냄새를 한 곳에 포집해 공기세정기로 정화하는 방식으로 퍼져나가는 악취를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김학현 로즈팜 대표는 "양돈장의 악취 문제를 가장 빠르게 해결할 방법은 '과감한 투자'뿐"이라며 "스마트축사는 세계의 흐름으로, 악취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생산성과 돈육품질도 높일 수 있어 미래 산업화를 위해서는 필수"라고 제언했다. 김수환 기자 <끝>
※본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으로 진행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