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 지역발전에 최선을 다해야
전문적인 지식이어야

성산읍 지역 마을 이장 선거가 1월 중순까지 한창 진행되었다, 특히 마을 이장은 지방분권 흐름에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역할이 강조되는 만큼 '새 얼굴'에 지역 주민들이 관심을 보인다.

주민자치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의 중심이 지방으로, 마을로 내려가고 있다. 마을 스스로 마을의 자치력과 자생력을 키워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고,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마을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한다. 

1월이면 총회 준비로 마을들은 매우 바쁘다. 1년을 결산하는 총회를 준비해야 하고 들쑥날쑥한 마을의 1년을 정리하고 감사하는 것만도 바쁜데, 이장 임기가 끝나는 마을은 새로운 이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인명부 작성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에서는 이장을 뽑는 선거가 열렸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는 공식적인 선거는 아니었지만, 마을주민들이 선거명부를 만들고 투표소를 설치했다. 

성산읍 14개 마을 중에 6개 마을의 새로운 이장을 선출했는데 4개의 마을은 1인 후보 등록으로 경선을 치르지 않았지만, 오조리와 고성리는 2인 출마로 마을 곳곳에 현수막이 나붙고 선거가 도의원 선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시끌벅적하게 진행되었다.

행정과 마을의 가교역할을 하는 '이장선거'가 절차나 방식 등 명확한 규정이 없어 각 마을별로 주먹구구식으로 선거가 치러져 불법 선거 의혹도 받고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했다.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고 국가의 주인으로서 신성한 권리를 행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정선거로 무능력한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종종 지켜봐 왔다. 자질이 부족한 리더는 그 조직을 망하게 한다.

이런 마을은 경선 후유증으로 심한 갈등을 겪기도 하고, 마을 공동체는 갈등의 치유라는 과제를 떠안게 되기도 한다. 

이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거로 선출하기 때문에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도의원과 같은 레벨이라고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마을의 공적인 일은 당연하지만, 사적인 일도 행정과 연관이 되거나 민원성 일은 이장하고 먼저 의논하는 경우가 많다. 

행정에서도 마을 일에 대해서는 일단 이장의 의견을 존중하려는 경향으로 마을 안에서 발생하는 민원성 일은 일단 일이 처리되는 경로나 공정을 이장과 협의를 거치도록 만들어 놓았다.

마을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환경 변화는 마을에서 이장의 자질과 역할에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존중과 권위의 상징에서 이제는 마을을 어떻게 잘 살게 할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하는 마을 일꾼론이다. 

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한 이상을 가져야 하고, 주민들을 한데 모으기 위한 지도력도 갖춰야 한다. 정부의 각종 공모사업에 참여해서 수억, 수십억 원의 예산을 가져오기 위한 기획력과 정보력, 영업력도 있어야 한다. 마을 리 사무소와 이장들의 위상이 변하고 있다.

마을 일을 상식 수준의 정보나 지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 더욱 복잡해지고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경향으로 분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장은 주민들이 한데 어울려 잘 살 수 있는 기반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사업가적 자질도 있어야 하고, 마을의 비전을 그릴 수 있는 기획력도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마을 만들기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마을의 구조를 변경하거나, 건축물을 신축, 리모델링하고, 마을사업을 기획하는 일들이 마을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일들로, 마을 이장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또한, 주민들 간 또는 행정과 주민들 간의 갈등을 지혜롭게 조정할 수 있는 갈등 조정자의 역할도 해야 한다. 새롭게 요구되는 마을 이장에 대한 역할이다. 이장은 지방자치 시대 가장 바쁘고 유능한 지도자가 되길 요구받고 있다.

따라서 이장을 역임한 행정학 박사 고모씨는 "마을 일의 최종결정권자는 이장"이라며 "주민들과 분쟁을 줄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공개적으로 선출할 수 있도록 명문화된 선출규약 표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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