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강자인 쿠팡이 지난 12일부터 제주 지역에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지역 토종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쿠팡이 편의성 등 월등한 자본력을 무기로 토종 업계를 잠식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쿠팡은 월 7800원씩 연회비를 납부하는 와우회원이 당일 자정까지 1만5000원 이상 신선식품을 구매하면 이튿날 오전 7시까지 무료 새벽 배송을 하고 있어 토종 중·소 업체에 대한 파괴력이 만만치 않다.
쿠팡에 비해 자본·영업력이 열악한 토종 유통업체들은 공정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고객 이탈과 매출 부진으로 폐업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쿠팡은 온라인 배송만 담당하기에 온·오프라인 대형할인마트처럼 영업시간 및 새벽 배송을 제한할 유통산업발전법 영향도 받지 않아 토종업체들이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에서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쿠팡측에 지역상권 상생 등 시장 잠식을 제어할 브레이크도 없는 상태다.
쿠팡의 제주 무료 새벽배송 서비스를 놓고 찬반 여론이 나오면서 제주도 당국의 역할이 시급하다. 소비자·생산자에 막연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뇌피셜'식 주장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미치는 실익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쿠팡의 첫 새벽 배송이 대형마트 제주 입점처럼 지역자본 역외 유출 등 제주 유통 상권이 국내 대형 업체의 배만 불릴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쿠팡도 도민과 함께 성장하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스스로 이행해야 할 것이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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