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벚꽃·청보리 대표적
진달래꽃·참꽃·귤꽃도 다양

제주의 봄은 늘 향기롭다. 봄꽃은 보기만 해도 설렘을 자아낸다. 유채꽃과 벚꽃은 꽃망울을 틔우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파릇파릇하게 봄을 일으키는 청보리와 메밀꽃이 제주를 뒤덮을 준비를 하고 있다. 꽃길따라 피어나는 제주의 생명들이 내뿜는 봄꽃과 명소를 소개해본다.

△눈이 시릴 만큼 노란 유채꽃

유채꽃의 꽃말은 '쾌활'이다. 유채꽃은 겨우내 추위를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쾌활하고 명랑하게 꽃망울을 터트린다. 길가 옆으로, 작은 공터에서도, 제주 곳곳 어디서나 만발한 유채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노란 물결을 담고 싶다면 유채꽃 명소로 찾아가보는 것도 좋다. 섭지코지, 애월 한담해안산책로, 조천 함덕 서우봉 일대에서는 푸른 바다와 눈이 시릴 만큼 샛노란 유채꽃의 선명한 대비를 담을 수 있다. 

또 산 아래로 피어오른 유채꽃을 볼 수 있는 안덕면 산방산 일대, 잔잔하면서도 눈부신 유채꽃을 볼 수 있는 중문 엉덩물계곡 등 다양하다.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에서는 만개한 유채꽃 사이를 걷고 즐기며 제주의 봄을 원 없이 만끽할 수 있다. 유채꽃이 절정에 이르는 3월말에서 4월초 사이 노랗게 물든 제주에 취해보길 바란다.

△본격적 봄의 신호탄 벚꽃

벚꽃은 봄의 온기를 안고 피어나는 대표적 꽃이다. 제법 포근하다고 느낄 때 비로소 터지는 벚꽃의 꽃망울은 완연한 봄이 돌아왔음을 알린다. 제주시 전농로와 애월읍 장전리는 대표적인 벚꽃명소로 사랑 받아온 곳으로, 매년 제주 왕벚꽃축제가 열린다. 이외에도 제주대학교 입구, 제주종합경기장 앞, 제주유채꽃축제가 열리는 녹산로에서도 연분홍빛 꽃잎이 흩날리는 벚꽃터널 아래를 걸어볼 수 있다. 

또 남원읍 신례리, 제주시 봉개동, 관음사 야영장에 있는 왕벚나무 자생지에서는 천연기념물, 제주기념물로 지정돼 관리되는 웅장한 벚꽃나무를 찾아볼 수 있다. 봄비가 내리면 금새 떨어지는 탓에 더욱 애틋한 벚꽃. 흩어진 제주의 벚꽃 풍경을 놓치지 않도록 발걸음을 재촉해보는 것도 좋다.

△봄바람 타고 넘실대는 청보리

꽃처럼 봄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머금고 자라는 청보리도 봄의 상징중 하나다. 흔들리는 초록 물결을 눈에 담고, 바람에 나부끼는 청보리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마음이 맑아진다. 대표적인 제주의 청보리 명소는 가파도다. 가파도 청보리는 일반 청보리에 비해 키가 2배 이상 자라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크게 일렁인다. 상동포구에서 가파포구에 이르는 올레 10-1코스를 걷다 보면 약 18만평에 달하는 청보리밭을 만날 수 있다. 청보리밭 너머 짙푸른 바다 멀리 한라산, 산방산, 송악산 그리고 서쪽으로는 마라도까지 보이는 풍경은 덤이다. 제주의 또 다른 청보리 명소는 제주시 오라동 청보리밭과 항몽유적지다. 드넓은 청보리밭과 유채꽃밭이 함께 있어 선명한 제주의 봄을 즐기기 제격이다. 제주에 온다면, 바람 가는 대로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청보리의 일렁임을 꼭 놓치지 말아야 한다.

△봄에 내린 눈 메밀꽃

제주는 국내 최대 메밀 산지다. 척박한 제주에서도 기특하리만큼 잘 자라줬던 메밀은 생육기간이 짧아 이모작도 가능해, 팝콘처럼 피어난 메밀꽃을 늦봄과 초가을 두 번 만날 수 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사랑의 징표로 건네졌던 메밀꽃은 그 생김새부터 낭만적이고 가끔은 신비롭다. 자그마한 꽃망울은 묘한 울림이 있고, 안개처럼 피어 오른 메밀꽃밭은 꿈 같은 기분을 선물한다. 눈처럼 살포시 내려앉은 메밀꽃 사이를 걷고 싶다면, 관광객에 열어둔 메밀밭에 찾아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보롬왓과 안덕면에 위치한 한라산 아래 첫 마을에서는 5월중에 메밀축제를 열어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표선면에 위치한 청초밭은 메밀꽃과 더불어 코스모스와 녹차까지 다채로운 풍경을 선보인다. 5월 중순부터 6월초까지 이어지는 메밀밭 풍경. 푸슬푸슬한 콩비지같이 소박한 듯 풍성하게 피어난 그 매력에 젖어보길 바란다.

△진달래꽃, 참꽃, 귤꽃

유채꽃, 벚꽃 등 이름난 봄꽃 외에도, 제주 곳곳에는 다양한 꽃들이 핀다. 특히 5월의 한라산은 털진달래와 철쭉으로 가슴 설레는 홍조를 띤다. 그 중 한라산 영실코스 중 윗세오름에 이르는 곳에 있는 평원지대, 선작지왓은 이맘때 장관을 이룬다. 5월 중순까지는 털진달래, 그 뒤를 이어 철쭉이 6월초까지 연이어 만개한다. 

또 제주의 상징 참꽃나무와 제주하면 떠오르는 귤나무가 있다. 이들이 피워내는 제주의 꽃들도 5월이면 기지개를 켠다. 참꽃은 한라산 둘레길, 사려니숲길, 그리고 방선문에서 연분홍빛 참꽃을 찾아볼 수 있다. 5월초에는 귤꽃도 꽃망울을 터트린다. 귤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쉽게 순백의 꽃잎과 달콤한 향기를 마주할 수 있다. 더 가까이 귤꽃을 만나고 싶다면 하효마을로 향하자. 다양한 체험과 함께 귤꽃 향기로 가득찬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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