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수온 상승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다. 최근 몇 년간처럼 고수온으로 양식넙치가 폐사하고, 갈치·옥돔·조기 등 주요 어족자원이 사라진 바닷속을 아열대 어종이 잠식하면서 어민들의 경영난이 심각하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제주 연안 출현 어종의 40%가 독가시치, 호박돔 등 아열대성 어종일 만큼 국내에서 기후변화 피해가 가장 큰 실정이다.
기후변화 영향은 예측도 어려워 어떤 피해를 입을지 가늠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국립수산과학원이 올해부터 5년간 국내 전 해역의 수산자원 변동 실태를 파악한 새로운 '어장 지도' 제작에 나섰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온상승 피해를 가장 먼저 받는 제주 해양·수산 연구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물론 제주에 해양 관련 연구소를 둔 국가기관들이 기후변화와 관련한 바다 생태계 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기관 간의 자료 공유가 미흡해 대응 역량이 분산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제주연구원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국가 연구기관 간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그래서 고수온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제주가 대한민국 해양수산 생존과 직결된 기후변화 적응책을 수립하는 선도 역할이 시급하다. 특히 정부 산하 제주 수산 관련 연구기관들이 기후변화 위기에 공동 대응토록 제주도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요구된다. 가칭 '기후변화 공동대응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한반도 기후변화 수산 생존책 수립의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전폭 지원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