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불'을 '빛'으로 바꿔 2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2025년 들불축제'가 악천후로 첫날 개막행사만 열린 채 맥없이 무너졌다. 올해 축제는 산불 발생 위험을 이유로 LED조명과 컴퓨터그래픽 영상을 도입한 '디지털 들불축제'로 지난 14일 서막을 열었다. 첫날 개막식과 축하공연이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15일 디지털 연출 기술과 빛을 활용한 불놓기 본 공연, 16일 청소년 가요제 등 나머지 일정은 강한 비바람으로 전면 취소됐다.

올해 축제 취소로 '디지털 빛 연출'로 변경한 메인 행사 내용을 선보이지 못한 것은 아쉽다. 사실 올해 행사는 2년간 찬반 대립 등 우여곡절 끝에 디지털 빛 연출 축제로 개최됐지만 예전의 '불 놓기' 축제처럼 관광 비수기 수백억 원대 지역경제 파급 효과와 문화관광부의 전국 최우수 축제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대두됐다. 반면 본 행사 취소로 장·단점을 파악해 보완책을 찾으려는 사후 평가에 차질이 빚어져 '절반의 성공' '반쪽 행사' 등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통된 목소리는 다른 야외 행사처럼 디지털로 전환한 올해 들불축제 역시 날씨에 취약한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래서 쉽지 않겠지만 기상악화에 대비한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 사후 평가에는 행사 연기 검토 방안도 포함돼야 한다. 특히 행사 하루 전에야 강풍을 예보한 기상청의 더 정확한 예측기술 개발도 필요하다. 날씨가 야외에서 열리는 모든 축제의 성패를 좌우하기에 기상청의 뒷받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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