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은 단순한 숲이 아니다. 비자나무들이 빼곡히 자리한 이곳은 제주가 품은 신비로운 자연유산이자 역사의 소용돌이를 견뎌낸 살아있는 생태관광지다.

천년의 시간을 품은 비자나무는 주목과에 속하고 늘 푸른 나무로 구좌읍 평대리 비자나무숲은 천연기념물이다. 

숲 전체 면적은 448,758㎡에 300~600년 비자나무가 2,8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비자나무잎은 납작하고 끝이 침처럼 날카롭다. 암나무와 수나무가 꽃이 따로 피고, 이듬해 가을에 익으며 맛은 떫으면서 쌉싸름하다. 조상들은 열매를 구충제나 기름을 짜는 용도로 활용했다.

비자나무 숲이 만들어진 이유는 마을에서 신에게 올리는 제를 지낼 때 사용한 비자나무 열매가 사방으로 퍼지면서 자라난 것도 있지만, 한라산 고지대로부터 자연적으로 널리 퍼져 생성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천연림이든 인공림이든 수백 년 동안 자연의 품에서 자라난 비자나무는 습기에 강해 고급가구와 비자 열매는 구충제에 효능이 있어 함부로 벌채하지 못하도록 마을 주민들을 지정하여 관리하였다.

비자나무 숲은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이고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나며 다양한 미생물과 상호작용으로 숲을 지켜내는 생태적가치를 지니고 있다.

숲의 숨은 매력을 숨겨 놓은 곳으로 풍란, 콩짜개란, 비자란 등 희귀한 난과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어 자연생태를 간직하고 있다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공존하는 섬세한 자연의 조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고종석)는 천년의 숲 비자림에 자연유산해설사를 배치하여 탐방객을 맞이하고 있다. 비자나무의 생태적 특성부터 숲에 얽힌 역사적 이야기까지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탐방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해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15~20분 간격으로 진행되며, 입구의 탐방해설 대기 장소에서 출발한다. 약 1시간 동안 숲을 걸으며 비자림이 간직한 신비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오은영 세계자연유산해설사는 탐방객들에게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깃든 이야기를 들으며 천천히 숲길을 걷다 보면, 이곳이 왜 세계적인 자연유산으로 보호받아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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