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숲속의 제주 만들기] 2. 신규 탄소흡수원 발굴
제주 황근·갯대추나무 자생…블루카본 기후변화 완화 증대
제주도, 5년간 45억원 투입…성산 시작 해안가 연차별 조성
앞서 관련 토론회·나무 심기 행사 개최…"도민 동참 당부"
최근 열대·아열대 지역 해안 식물인 맹그로브 수종 분포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전국적인 기후변화로 맹그로브 숲의 서식 가능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블루카본으로서 맹그로브 숲의 기후변화 완화 기능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제주에는 맹그로브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세미 맹그로브'인 황근과 갯대추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 같은 세미 맹그로브를 활용해 신규 탄소흡수원으로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35 탄소중립 실현
제주도는 2035년 탄소중립·녹색성장 사회로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제주 자생 세미 맹그로브 숲 조성 추진 계획을 수립했다. 신규 탄소흡수원 발굴 식재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선도적 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취지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모두 45억원(국비 12억5000만원·지방비 12억5000만원·자체예산 5억원)이 투입된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황근 등 해안 식물을 성산 등 10개 해안 지역에 140㏊를 식재한다는 계획이다. 연도별로 2025년 2.8㏊, 2026년 27㏊, 2027년 34㏊, 2028년 34㏊, 2029년 42.2㏊ 등이다.
현재 1차년도 성산 지역을 시작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5년 차까지 구좌와 표선, 한림, 한경 등 제주 해안가에 연차별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마을주민 및 기업참여를 통해 탄소중립 노력 가치를 실현하고 특색있는 마을 조성으로 해안 경관 관광 기반도 마련한다.
이에 따라 연간 296t·30년간 8890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맹그로브는 일반 산림보다 3~5배 높은 탄소 저장 능력을 가졌다.
이 중 제주에 자생하는 황근과 갯대추나무 역시 광합성 효율이 제주 자생수종과 느티나무, 섬오갈피나무, 동백나무 등보다 1.3~2배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 자발적 참여 모색
이런 가운데 제주 자생 세미 맹그로브 숲 조성에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18일 맹그로브 제주시티에서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제주 자생 세미 맹그로브 숲' 조성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보라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연구소 연구사의 연구 결과 보고를 시작으로 산림·해양·관광·마을 등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강석보 (주)어메니티 대표는 "세미 맹그로브 숲은 중요한 환경자산의 요소이기 때문에 환경 지속성에 더해 사회·경제적으로도 지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황근과 갯대추나무의 다기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행정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으로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우석 제주연구원 연구원과 김정도 기후해양정책연구소 연구실장은 숲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식생을 파괴하지 않는 생태학적 관점의 접근을 강조했다. 단일 수종으로는 생태계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만큼 다층적인 식재로 한라산과 연안까지 연결되는 숲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경준 제주도 산림녹지과장은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도민과 기업이 참여하는 선도적인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지속해서 탄소중립 자원을 발굴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맹그로브 숲 조성 본격
이처럼 제주 자생 세미 맹그로브에 대해 신규 탄소흡수원으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숲 조성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제주도는 지난 21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서 '탄소중립 실현, 전국 최초 자생 맹그로브 미래를 심다'를 주제로 '제80회 식목일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2035년 탄소중립 선도 도시 실현을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이날 성산읍 주민과 동남초등학교, 성산중학교 학생 등 2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2035년 탄소중립을 상징하는 황근 2035그루와 순비기나무 96그루가 식재됐다.
특히 참가 학생들은 미래 숲에 남긴 희망 메시지와 식목 행사 사진을 '초록 미래 캡슐'에 담아 현장에 묻으면서 환경 보전의 세대 간 약속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기념 스피치에 나선 손하엘 동남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탄소중립은 우리 지구를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목표"라며 "숲을 보호하고 적극적으로 나무를 심는 작은 실천이 내일의 지구를 위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심화하는 기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국가 목표보다 15년 앞당긴 203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 도민 모두가 탄소흡수원인 나무 심기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으로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