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상기후로 산불의 대형화 및 동시 발생 특징을 보이면서 산림자원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최악의 피해를 내는 영남권 산불처럼 작은 부주의라도 강풍을 타고 대형 산불로 확산되면서 초동 진화를 위한 장비·인력 확보가 필수 요소로 부상했다. 제주도 역시 당초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로 예정된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1월 25일로 앞당기는 한편 장비·인력 배치를 완료했다.
하지만 전문 진화 장비 부족으로 초동 진화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3300ℓ의 물을 싣고 오름 등 험준한 산악지형을 자유롭게 운행하면서 산불 진화에 특화된 '험지펌프차'가 동부지역에만 1대 배치돼 서부나 북부, 남부지역에서 동시에 산불이 발생할 경우 초동 진화가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당 7억5000만원의 예산 확보가 쉽지 않겠지만 최근 영남권 동시 대형 산불처럼 인명·재산·산림자원 피해 상황을 고려할 때 '예산 타령'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여기다 전국 공통사항이지만 산불진화예방대원의 고령화 및 열악한 장비도 문제다. 봄·가을철 기간제 단기 일자리 특성상 청년층 유입이 쉽지 않고, 장비 역시 등짐펌프와 갈고리, 방화복에 불과해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현행 100여명의 산불예방진화대원이 부족하지 않은지도 살펴야 할 일이다. 산불 대형화에 따른 피해 및 복구에 천문학적 재원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예방 및 초동 진화에 충분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정부·지자체의 책무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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