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는 과거부터 일본에 흔한 나무로 건축재나 욕조·가구재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국적으로 삼나무 심기를 적극 장려한 결과 현재 일본 산림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단순림이 되고 말았다고 한다. 삼나무가 밀식된 곳은 햇볕이 들지 않아 관목과 풀이 자랄 수 없고, 꽃가루도 매우 심해 일본 국민의 3분의 1 이상이 봄마다 꽃가루 알레르기로 홍역을 치르는 실정이다.
제주도에도 일제강점기부터 삼나무가 들어오기 시작해 1970~1980년대 치산녹화사업으로 오름과 산지 등에 집중적으로 식재됐다. 도내 삼나무림은 산림 면적의 4.9%에 해당하며, 이중 91.5%는 밀식돼 수종 갱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완만한 능선미를 자랑하던 오름들도 삼나무와 잡목으로 뒤덮혀 원형을 잃어감에 따라 지난 3월 제주도사회협약위원회가 오름경관 회복을 위한 권고안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화산분화구 등 독특한 지형을 간직한 오름들의 경관 회복과 도민 건강, 생태 다양성 및 제주 식생 회복을 위해 삼나무 정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마침 제주도가 국·공유림 삼나무 3113그루를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그제 발표했다. 앞서 추진된 거문오름 식생 정비에 이어 이번 사업으로 중산간 도로변과 삼의악·민악 식생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정비사업을 지속하는 동시에 일본 사례를 참고해 벌채된 목재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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