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없는 우평로, 쾌적한 보행환경으로의 전환 필요

2022년부터 시행된 '보행자 우선도로'정책은 기존 자동차 중심의 도로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도로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도로를 사람에게 돌려주기 위한 구조적 변화다. 다른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로 다이어트나 가로숲길 조성, 생활권 도로공간 재편 사업 등에서 그 흐름을 찾아볼 수 있다.

우평로는 제주시 노형동 도평 입구에서 외도동 아름마을 아파트에 이르는 총 3.7㎞의 도로다. 이 길은 2000년대 초 외도동 토지구획정리사업후에 개설되었으며, 당시에는 인구이동이 많지 않아 비교적 한산한 도로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신제주권과 외도동을 직접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로 기능하게 됐고, 현재는 출퇴근 시간대 차량 정체가 빈번한 구간이 됐다. 도로 주변에는 상가와 10여 개의 공동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유동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우평로를 이용하는 보행자는 점차 늘고 있다. 인근 올레길 코스와 주변 개발로 평일 낮에도 유동인구가 꾸준히 관찰된다. 여기에 더해, 2027년 개교예정인 서부중학교가 들어서면 이 일대는 수많은 학생의 통학로가 된다.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연령대와 목적을 지닌 보행자들이 이 길을 이용하게 된다.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인도가 없던 우평로, 최근 몇 년 사이 인도 개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현재는 전 구간에 인도가 개설됐고, 일부는 인도 폭을 넓히는 작업도 했다. 그러나 공사 후에도 여전히 부영아파트 삼거리까지 약 3㎞ 구간에는 가로수가 한그루도 없다. 몇 해 전에는 '인도 폭이 좁아 가로수 식재가 불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들었지만, 현재도 유효한지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제 우평로에 가로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가로수는 단순히 도시 미관을 위한 것이 아니다. 도심 속의 온도를 낮추고 공기정화, 자동차 소음과 탄소 경감을 가능케 함으로써 도시민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고 한다. 최근 도로를 둘러싼 생각의 변화도 이러한 효과를 담기 위한 것이다.

외도동은 여름철 온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녹지대가 없는 반면, 고밀도의 나 홀로 아파트와 공동주택들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외도동에 가로수는 더 필요하다. 제도를 탓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해법을 찾아가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