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고교체제 개편, 협약형 특성화고 사업 관심
서열화 완화·과밀학급 해소·산업구조 맞춤 학과개편 지원
지역 산업수요 고려 실무중심 교육 강화 인재 육성 추진
특성화고-교육청-지자체-산업체-대학 거버넌스 구축 등

협약형 특성화고등학교인 한림공업고등학교의 소형무인기 정비 수업 모습.
협약형 특성화고등학교인 한림공업고등학교의 소형무인기 정비 수업 모습.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 교육수요자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제주도내 고등학교의 체제를 재편하는 '고교체제 개편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목표는 2027년도 적용으로, 특히 지역 산업수요 기반 직업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특성화고 교육환경 개선이 이목을 끈다. 아울러 항공우주 분야 협약형 특성화고인 한림공업고등학교가 미래인재 양성 모델로 거듭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성취도 중심 서열구조 재편

제주도는 이번 고교체제 개편을 통해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고 서열화 된 학교구조에서 벗어나 학생 진로 및 적성에 따른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특성화고 교육환경 개선 △평준화 일반고 정원 확대 △읍·면지역 일반고 특화 등이다.

특히 전국 평균보다 높은 학급당 학생 수(23~25명)를 보이면서 교육 질 저하 및 학습권 침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지역 특성화고 과밀학급 문제 해소에 나선다.

도내 모든 특성화고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낮추고, 학교-교육청-지자체-산업체-대학 등을 연계하는 거버넌스를 구축을 병행한다.

또 가칭 미래직업지원센터를 조성해 도내 직업계고에 산업구조에 맞춘 학과개편을 지원하고 산업체 연결 등 취업지원 체계를 마련한다.

△협약형 특성화고 맥락 상통

같은 취지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으로는 교육부가 지정한 협약형 특성화고등학교가 있다.

지역 산업 수요에 맞춰 지자체와 교육청, 산업체, 학교 등이 협력해 교육과정을 공동 설계하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우수 기술 인재들이 지역에서 성장·정주할 수 있도록 지원해 지역을 발전시키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제주지역에서는 지난해 7월 한림공업고등학교가 협약형 특성화고로 지정됐으며, 올해 3월에는 개방형 공모를 통해 제주 첫 비교육계 교장인 이진승 전 한화시스템 고문이 교장으로 임용됐다.

한림공고에는 5년간 교육부 45억원, 제주도 30억원, 제주도교육청 60억원 등을 포함해 모두 13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한림공고 인재양성 모델 귀추

한림공고는 올해 항공우주 분야 미래 기술인재가 될 205명의 신입생을 5개 학과에 맞이하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항공우주 인재 양성을 위해 기존 학과인 기계과, 토목과, 건축과, 전기과, 전자과를 정밀기계과, 도시공간건설과, 스마트건축과, 전기에너지과, IT전자과로 재구조화했다.

특히 모든 학과 교육과정에 항공우주와 스마트 기술, 항공기 일반 교과목을 편성했으며 항공우주 분야 기술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항공우주 기계 부품 조립, 항공우주 도면 해석, 부품 설계, 항공우주 전기·전자 기본작업 등 과목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공 코스제 도입, 산업체 현장교육(OJT) 강화, 교원 전문성 향상과정 운영 등을 병행해 지역대학 및 기업과 협약을 맺고 교육-취업-정주를 잇는 구조를 구축해 나간다.

이처럼 제주 교육이 학생 진로와 적성을 지역 산업수요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환 기자

"학생 성장 경로 맞춤형 교육 제공 최선"

[인터뷰] 이진승 한림공업고등학교 교장

'항공 우주 기술인재를 키우는 미래형 학교'를 비전으로 삼았다. 미래형 학교라는 건 교육과정부터 인프라, 교수진 등 다양한 교육 요소들을 현재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해주시면 되겠다.

아울러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성이다. 특히 요즘처럼 기술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는 기술간 경계들이 없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이를 반영해 교육 목표를 '인성과 창의성을 겸비한 융합형 기술 인재 육성'으로 설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산업체의 의견을 반영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산학겸임 교사를 활용하는 동시에 교사진의 전문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한 전문기관 및 대학 등 연수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실제 학생들이 졸업 및 취업후 즉시 기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체와의 OJT 등 현장 맞춤 교육 시스템을 함께 구축해 나가고 있다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은 학생들의 성장 경로가 될 텐데, 크게 세 가지 정도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취업하는 성장 경로가 하나 있을 수 있고, 실질적으로 단기에 진학을 하고 산업체로 이동하게 되는, 조기계약·조기취업형 형태도 있겠다.

예를 들어 졸업후 제주도에서 1년 정도 교육을 받고 2~3년은 기업에 취직하면서 야간 수업을 들으며 성장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는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성장의 형태를 그릴 수 있으며, 이같은 성장 경로에 학생들이 적합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관리 및 지원 측면에서는 선생님들이 본연의 업무인 교육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적 업무 등 부수적인 측면에서 업무 자동화와 프로세스 효율화를 추진하겠다.

또 특성화고 특징상 작업실이 상당히 많은 만큼 안전 위험에 노출된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사고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관점에 최우선을 두고 운영해나가겠다.

무엇보다도 학교 구성원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비전과 목표를 일회성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꾸준히 내재화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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