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추진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 사업이 시행 한 달 만에 도민 불만에 직면하고 있다. 섬식 정류장과 중앙차로 도입 등 외형적으로는 대중교통의 선진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교통 체증, 탑승 위치 혼란, 정류장 거리 등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그제 제주도의회 정례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에서도 구조적 결함을 지적하며 교통약자 이동권, 일반차량 정체, 사고 위험성 등 우려를 집중 제기했다.
특히 이번 혼란을 단순히 시행 초기의 불편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쪽 버스정류장 동시 정차시 병목현상은 향후 양문형 버스 완편으로 개선된다 하더라도 정류장간 거리가 멀어져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 여건이 악화됐다는 지적을 무시해선 안된다. 또 '고급화'라는 이름에 걸맞게 수평 승하차, 스크린도어 등 안전과 편의성을 강화할 수 있는 장치를 장기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BRT 사업은 앞으로도 단계별로 확장될 예정인 만큼 첫 시행에서 나타난 불편이 지속될 경우 아무리 대중교통 속도가 빨라지더라도 도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려워진다. 향후 설치되는 정류장 간격을 조정하거나 버스 동시 정차를 줄일 수 있는 운행체계 등 불편 해소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제주형 BRT가 진정한 고급화를 지향한다면 외형보다는 이용자 편의와 안전, 교통 흐름을 함께 고려한 유기적인 시스템 개선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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