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소라 서식지 변화 연구결과 발표
기후 변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 원인

제주의 소라가 동해안으로 서식지를 이동하는 현상이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하 KIOST)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동해연안 북상 소라의 유전적 연관성과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확장’이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논문을 보면 해양환경공단이 실시한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에서 남해안에 주로 서식하던 소라가 2018년 기준 북위 37도(울진 인근)까지 서식 범위를 확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도의 상승으로 해양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의 북방한계선이 점차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KIOST 연구팀은 소라의 유전적 연결성 분석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KIOST 열대·아열대연구센터 양현성 박사 연구팀은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센터 조영관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소라의 생리·생태·유전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제주와 동해안에 서식하는 소라가 동일한 유전적 특성을 지닌 종임을 확인했다.

또 KIOST 제주바이오연구센터 연구팀은 소라 개체군 감소의 주요 원인이 해수온 상승으로 인한 면역 기능 저하에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기존에는 갯녹음 현상이 제주 해역에 서식하는 먹이 변화를 일으켜 소라 개체군이 감소된 것으로 추정됐으나 연구결과에 따르면 먹이 변화는 소라의 번식과 체내 생리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오히려 고수온 환경이 면역 기능을 저하시킨 주요 요인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소라 유생이 수온이 올라간 제주 해역을 벗어나기 위해 해류를 따라 북상, 동해 연안에 정착하고 서식지를 확장했을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며, 기후 변화가 해양 생물의 분포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은 해양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라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해양 생물의 분포 변화 양상을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우리바다의 생태계 관리 및 보전을 위한 기반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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