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추진하는 수소트램을 두고 도민과 전문가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제주시 원도심과 신제주를 관통하는 수소트램은 친환경 대중교통 이용률 제고와 강력한 도시교통축 형성, 나아가 도시재생까지 겨냥한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지난 20일 열린 도민 공청회에서도 확인됐듯이 이용률 저조나 교통혼잡 등 우려섞인 시선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초기 설계 단계부터 냉철한 검토와 공감대 형성이 필수다.
무엇보다 운영 안정성을 담보하려면 하루 5만명 이상 이용객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관광객은 물론 자가용·렌터카 이용자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트램으로 전환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비용 대비 편익(B/C) 지수가 기준인 0.7을 간신히 넘긴 수준인 점도 불안 요인이다. 총사업비가 5000억원을 넘는 만큼 무리한 추진보다 지방재정에 미치는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실질적인 교통대책이 될 수 있도록 촘촘한 후속 검토가 필요하다.
장밋빛 청사진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전국 지자체에서 트램 도입 사업 중단이나 축소로 이어진 전례는 트램에 숨겨진 함정이 곳곳에 있다는 뜻이다. 특히 제주처럼 도심이 작고 차량 통행이 집중된 구조에서는 공사 과정에서 교통 혼란, 운영 적자 가능성 등을 더욱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지역주민과 상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해외 소도시의 사례를 참고해 제주 실정에 맞는 최적 모델을 찾기를 기대한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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