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아카데미 2. 금악초등학교

제민일보사·제주도교육청 주최
정희양 국제기자단 수석연구원 강연

감정·욕구 이해 중요성 강조
'인지오류' 말 대화 제약 주범
감정인식·욕구이해 훈련 제안
"친구들과 건강한 관계 맺길"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오홍식)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공동 주최하는 '2025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가 지난 18일 금악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교육은 아이들이 자신과 친구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공감'에 초점을 맞춰 이뤄졌다.

△같은 상황 속 서로 다른 시각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 해요. 우리가 내뱉는 말과 행동 속에 모두 저마다 감정과 욕구가 있다는 걸 기억하면 상대를 이해할 수 있어요"

이날 강사로 나선 정희양 국제기자단 수석연구원은 '공감'을 주제로 한 강연을 진행했다.

정희양 강사는 박재연 리플러스 인간연구소 소장의 책인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를 바탕으로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한 대화법을 학생들과 나눴다.

아울러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자주 벌어지는 오해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되짚어보고, 이를 해소하는 방법을 탐색하는 시간으로 꾸몄다.

정희양 강사는 "우리는 흔히 대화를 단절하는 여섯 가지 패턴에 빠지게 된다"며 "판단과 비난, 강요·협박, 비교와 당연시, 합리화는 관계를 무너뜨리는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강사는 "'너는 왜 그래?' '다른 애들은 다 하는데 너만 왜 못 해?' 같은 말은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자동적인 생각과 말들이 대화를 망치게 만드는 시작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자동적 생각의 근원으로 '인지 오류'를 지목했다. 정 강사는 아이스링크장에 대한 서로 다른 경험을 예로 들고 사람마다 같은 상황에서도 전혀 다른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희양 강사는 "매년 겨울마다 가족들과 아이스링크장을 찾는 친구와 매번 아이스링크장을 갈 때마다 넘어지고 다쳤던 친구의 생각은 같을 수 없다"며 "우리는 모두 다른 경험과 기준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같은 사건을 보더라도 각자 다르게 해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생들은 비약적 결론과 과도한 일반화, 감정적 추론 등 인지 오류에 대한 여러 유형을 함께 배우며 평소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사용했을 법한 대화 습관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정희양 강사는 "친구들과 대화가 잘 안되고 관계가 틀어지는 이유는 나와 다른 기준을 가진 사람들을 무의식적으로 고치려 하기 때문"이라며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려는 연습이 필요하며,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태도로 마음먹느냐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학교에 올라가면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게 될 텐데 우정이 정말 중요한 시기"라며 "친구들과 돈독한 관계를 쌓아나가기 위해서는 자동적인 생각이나 인지 오류와 경험으로 굳어진 신념들에 대해 잘 알아보는 시간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정 조절 '억압' 아닌 '수용'

정희양 강사는 인지 오류와 경험으로 굳어진 신념을 점검하기 위한 훈련법으로 감정과 욕구를 들여다보는 방법을 제안했다.

정희양 강사는 "감각은 몸의 신호로, 감정은 이런 감각들에 붙여진 이름"이라며 "그래서 감각은 하나지만 감정은 두 가지가 있을 수 있고, 우리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게 바로 감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감정은 우리의 욕구에 따라 달라진다"며 "우리의 욕구가 충족됐을 때는 행복감이라는 감각을 가지게 되고, 반대로 충족되지 않으면 좌절감이라는 감정을 갖게 되는데 내 안에 어떤 감정이 있는지를 잘 살펴보는 훈련과 연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강사는 이처럼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 아래 숨겨진 욕구를 바라보는 훈련이 곧 자기조절력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정 조절은 억압이 아닌 수용을 통해 이뤄지며, 감정을 스스로 언어화하고 이해하는 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강의는 '요청하기'와 '속마음 전하기'에 대한 연습으로 이어졌다.

정 강사는 "감정을 터뜨리고 나면 속이 후련해서 끝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날카로운 비수가 돼서 상대의 마음을 찌르고 만다"며 "단순히 상대에게 '조용히 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나 지금 집중하고 싶은데 거실에서 노래해줄 수 있을까?'와 같은 문장으로 나의 욕구와 요구를 함께 담아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업 말미 정희양 강사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글로 써보길 제안했다.

정희양 강사는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그 친구와 조금 더 친해진 느낌이 든다"며 "'사실은 편지'를 한번 써보라. '내가 어제 너한테 조금 차갑게 말하고 돌아섰는데 사실은 내가 그 상황에 이런 마음이 들었어'라고 전하고, '너랑 더 이야기하고 친해지고 싶어'라고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쑥스럽고 어색해서 잘 되지 않겠지만 자신의 감정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다보면 자신의 속마음을 발견할 수 있게 되고, 주변의 친구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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