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의료계의 숙원인 상급종합병원(이하 상급병원) 지정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 용역 결과 제주를 기존 서울에서 분리해 독립 권역으로 조성토록 제안한 것이다. 그만큼 제주의 상급병원 지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주는 수년전부터 암 등 중증 질환자를 전문 치료할 상급병원 3차 의료기관 지정에 나섰지만 정부가 서울 진료권역으로 함께 묶어 서울 대형 병원들과 경쟁토록 한 결과 제주대병원이 제5기(2024~2026년)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제주에 상급병원이 설립되면 원정 진료비 감소 및 진료 불편도 해소될 수 있다. 암 등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2023년 도민 14만1021명이 지출한 진료비만 해도 2393억 원에 달한다. 상급병원 신청 가능한 종합병원 자격을 갖춘 곳은 제주대학교 병원과 한라병원 2곳이다. 이들 병원이 상급병원으로 지정되면 제주는 수도권처럼 동네의원급 1차 병원과 일반 종합병원급 2차 병원과 함께 지역내 의료전달 체계를 완성할 수 있다. 

정부 용역으로 상급병원 지정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맞지만 실현 과제도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용역 결과를 올 하반기 정책에 반영할 정부의 지원 의지가 최우선 과제다. 또 제주대·한라병원 2곳의 중증 응급질환 비율과 경증 회송률 등 지정 요건 충족도 필수다. 특히 경증 환자 비율 축소는 병원 경영과 맞물려 있어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할 부분이다. 정부 용역 결과가 상급병원 지정의 결실을 맺으려면 제주도와 병원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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