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직장인들의 휴가 트렌드는 명확하다. 장거리보다는 짧고 효율적인 '미니 휴가'를 선호하고, 가까운 지역을 여행지로 선택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전국 직장인 여름휴가계획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3.5%가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고, 이중 강원권이 34.9%로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2위는 경상권 27.9%이었다. 국내 대표 관광지 제주는 22.4%로 선호도 3위에 머물렀다. 교통 접근성과 여행비용 면에서 제주의 취약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섬이라는 특성상 자차 이용이 불가능한 제주는 짧은 여행 트렌드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제주관광의 고질병인 고비용 구조도 마찬가지다. 항공권 가격은 물론 렌터카, 골프장, 숙박 등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 제주가 예전처럼 대체 불가능한 여행지 위상을 회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가격대비 만족도를 높이지 않는 한 충성고객층의 이탈도 불보듯 뻔한 일이다.
올해 직장인 1인당 휴가비가 평균 53만5000원 수준인 상황에서 항공권이나 골프장 등 각종 요금을 낮추지 않으면 제주관광업계는 다같이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업계의 자구책과 행정의 '가성비' 중심 체질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 도내 관광산업 전반이 단기 여행자에 맞춘 요금제와 서비스를 개발하고 도민과 상생하는 가격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짧은 일정의 체류형 콘텐츠와 이동 동선을 줄이는 지역관광 전략도 동시에 요구된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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