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서홍동과 동홍동을 잇는 폭 35m, 왕복 6차선 총 연장 4.2㎞의 도시우회도로 개설은 지역 숙원 사업이다. 1965년 지정 후 60년간 토지주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초래하고, 출퇴근길 혼잡이 심화되자 8년 전부터 진행됐다. 하지만 제주도교육청 소속 서귀포학생문화원 앞 잔디광장을 지나는 공사 구간이 쟁점으로 부상했다. 잔디광장에 숲은 이룬 수령 100년의 소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놓이면서 시민과 시민단체 간 찬·반 의견이 대립하는 갈등 사안이다.

사업 주체인 제주도가 교통량 분석 및 도로 예정지역 주민 의견을 토대로 잔디광장 경유 구간의 폭을 왕복 4차선으로 축소했음에도 시민단체의 반발은 여전하다. 도교육청이 제안한 잔디광장 존치 및 지하차도 개설은 접근성 불편 등을 내세운 주민 반대에 부딪혀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결국 도가 도로 폭 축소와 함께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소나무를 인근에 이식해 대체 숲을 조성하는 해법을 마련했지만 잘 자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시민단체의 반대는 여전하다.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소나무 숲은 보전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주민들이 요구한 도로 접근성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도의 소나무 이식 및 대체 숲 조성이 합리적 대안으로 여겨진다. 다만 도는 소나무 이식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전문가의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도심 숲을 대안 없이 없애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