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차산업 조수입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인 사상 첫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제주도의 분석 결과 경영비를 포함한 농수축산업 조수입은 지난해 5조214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조수입 증가가 반갑긴 하지만 웃을 일만은 아니다. 조수입 증가가 밭작물(27.8%), 축산업(4%), 참다래·블루베리 등 기타 과수 18개 품목(15.9%)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감귤·수산업은 지난해 급습한 이상기후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감소한 감귤은 소비 침체까지 겹치면서 조수입이 0.9%(118억원), 수산업은 이보다 더 많은 4.0%(517억원) 감소해 종사자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수산업은 폭염이 몰고 온 고수온으로 양식넙치가 폐사하고, 갈치·옥돔·조기 등 주요 어족자원의 씨가 마르면서 어민들이 생업을 포기할 정도다. 해녀들 역시 소라, 성게, 우뭇가사리 생산량 감소로 시름이 적지 않다.
사실 조수입에서 경영비를 빼고 나면 대출금 상환조차 힘든 게 농어촌의 현실이다. 고유가· 고물가·고금리로 농자재 가격과 출어 비용이 매년 상승하면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농어업인들이 정부와 자치단체에 요구한 필수 농자재 지원 및 어업 분야 이상기후 피해 지원책은 나오지 않아 실망스럽다. 정부·지자체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농어업인에 희망을 줄 정책을 만드는 것은 식량 주권 확보와 농어촌 소멸 극복을 위한 당연한 책무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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