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로 馬문화축제 10주년 포럼 '세대를 잇는 말의 길' 제시
제주에는 매년 150여개의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축제들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킬러 콘텐츠조차 명확하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결국 제주 축제 및 관광 전반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축제의 본질과 미래를 함께 고민한 자리가 있다. 지난 7월 18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시청각실에서 열린 고마로 馬문화축제 10주년 기념 포럼이다. '말을 통해 세대를 잇다-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세대 통합형 말문화 포럼'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제주 고유의 말문화를 역사·관광·교육·공동체 자산으로 재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축제 모델을 모색했다.
포럼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박호형 행정자치위원장과 원화자 도의원의 축사로 문을 열었다. 좌장은 홍성화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가 맡았으며, 하진영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가 기조 발제를 통해 "말문화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스토리텔링으로 재해석해 축제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패널들의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문영택 질토래비 이사장은 "일도2동은 과거 실제 '고마'(古馬)가 존재했던 지역"이라며, 영주십경의 마지막 장면인 '고수목마(高首牧馬)'에 담긴 제주의 목축 역사와 말문화 상징성을 축제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회 축제 총감독은 '말 장난감 경주대회', '말상 대회', '어린이 암행어사' 프로그램 등 유희성을 극대화한 킬러 콘텐츠를 제안하며, 관람객이 즐기고 몰입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세린 제주한라대학교 교수는 "10월에 전국적으로 축제가 몰려 있는 만큼, 일정 조정과 세대별 공감을 이끌어 낼 마케팅과 굿즈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지 경력잇는여자들 협동조합 이사장은 충성도와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어린이 타겟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마패의 축제 화폐로 도입, 제주형 할로윈 어린이 코스프레 퍼레이드, 어린이 즉흥·역할극 등 가족 중심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한유신 한디오티 대표는 '말과 사람', '말과 기술', '말과 말(言)'의 세 가지 연결 키워드를 통해, 말 로봇 경연대회·말 모형 만들기·언어놀이 등 창의적 확장 방안을 제시했다.
일도2동 고마로馬문화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고대환)는 "이번 포럼은 고마로 馬문화축제가 제주 최우수 축제로 도약하기 위한 브랜드 강화와 사회적 확산 전략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며, "축제추진위원회는 포럼에서 나온 제언을 바탕으로, 오는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릴 2025 고마로 馬문화축제에 스토리텔링 중심 기획, 마패 화폐 시스템, 제주형 어린이 코스프레, 그리고 유희성을 극대화한 킬러 콘텐츠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앞으로 제주 축제가 머물 것인가, 도약할 것인가는 결국 주체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제주의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 '축제'가 제 역할을 하려면, 각 운영 주체의 창의적 기획과 열린 자세, 그리고 도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맞물려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