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한민혁 「역사 인물 돋보기-제주 해녀 항일 운동가 부춘화」
역사를 빚어낸 역사 인물 만나다
부춘화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해녀다. 해녀는 거친 바닷속에 맨몸으로 들어간다. 해녀는 제주 공동체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큰 일꾼이었다.
신혜경·한민혁 작가가 제주 해녀 항일 운동가 부춘화를 책으로 재조명했다. 「역사 인물 돋보기-제주 해녀 항일 운동가 부춘화」는 바다와 제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당당히 일어섰던 부춘화의 이야기다.
일제에 맞서 항일 운동을 일으킨 부춘화는 바다와 제주와 자기 자신을 지켜냈다. 열다섯살부터 거친 바닷속에 맨몸으로 뛰어들었던 부춘화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제주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큰 일꾼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가운데 야학을 다니게 되며 더 넓은 세상과 마주한다. 더불어 자신과 동료들이 얼마나 큰 억압과 수탈을 겪고 있는지도 깨닫게 된다. 야학 강습소 첫 번째 졸업생이 된 부춘화는 자기가 배우고 익힌 것을 바탕으로 해녀들을 돕기로 마음먹는다.
바다에 기대어 살던 부춘화와 해녀들은 1932년 해산물을 부당하게 빼앗아 가는 일본의 수탈에 맞서 항일 운동을 일으킨다. "해녀들은 동무를 거센 바다에 절대 혼자 나가게 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해녀 1만7000여명이 한 해 동안 200번 넘게 집회를 열며 일제와 당당히 맞서 싸웠다. 이처럼 바다와 제주, 그리고 스스로를 지켜 낸 항일 운동가 부춘화의 생애를 만나볼 수 있다.
제주해녀항일운동은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대중운중이며 민족운동이다. 여성들이 주체가 된 운동이었고, 연인원 1만7000명이 참여한 일제강점기 최대의 제주도 항일운동이자 한국에서의 최대 어민항쟁이었다.
가혹한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부당한 경제적 차별과 수탈, 억압에 저항한 고발이었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투쟁이었다. 해녀항일운동은 해녀라는 공동체를 넘어 제주도민의 지지와 호응으로 이어져 제주 항일운동으로 발전했다.
이 책은 고난의 역사에 맞서 들풀 같은 개인의 힘이 모여 얼마나 큰 힘을 낼 수 있는지, 이 땅과 자연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잘 보여준다. 보리. 9000원.
저출생·고령화가 현실된 나라…당신의 젊음은 안녕할까
손원평 「젊음의 나라」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 조명
「아몬드」 「서른의 반격」 등에서 날카로운 시선과 섬세한 감성으로 우리 사회의 경계에 선 존재들을 조명해온 손원평 작가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작품 「젊음의 나라」를 선보였다.
이 책은 지금의 우리들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인 고령화, 저출생, AI의 일상화, 급격한 기술 발전, 극단적 혐오와 차별, 늘어나는 외국인 이민자 등이 현실이 된 미래 사회의 여러 단면들을 주인공 유나라의 일기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저출생 고령화의 여파로 노인이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근미래 한국. 스물 아홉의 나라는 자기보다 더 젊은 사람들과 기계에게 대체되는 삶이 버겁다. 몇 안 되는 좁은 인간관계도 순탄치 못하다. 유일한 가족인 엄마와는 단 3분의 통화도 어색한 사이이고, 룸메이트 엘리야는 이주 2세대라는 '공인된 사회적 약자'의 지위를 무기 삼아 나라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외로운 현실 속에서 나라는 유년 시절의 빛이었으나, 이제는 연락조차 닿지 않는 민아 이모의 행방을 늘 궁금해한다.
하지만 이런 나라에게도 꿈은 있다. 바로 시카모어 섬에 정식으로 입도해 배우가 되는 것이다. 카밀리아 레드너라는 묘한 인물이 주축이 돼 남태평양 어딘가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시카모어 섬.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수퍼 리치 시니어들이 호화로운 서비스를 누리며 노후를 보내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젊은이들 역시 만족스러운 삶을 즐길 수 있는 이른바 유토피아다.
그런데 우연히 나라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온다. 국내 최대의 노인 복지 시설인 유카시엘에 채용되는 것이다. 유카시엘은 시카모어 섬과 업무 협약을 맺고 있어, 유카시엘에서의 경력은 시카모어 섬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카시엘에 상담사로 들어가 다양한 시니어를 만나게 되는 나라. 과연 그녀는 남루한 현실을 벗어나 희망의 섬 시카모어에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손원평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 이야기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어딘가 꼭 존재해야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그러므로 이 이야기가 당신의 이야기가 되지 않기를, 동시에 반드시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바란다"가 전했다. 다즐링. 1만9800원.
독자적 문화 일궈온 제주문화 기행
조동일 외 2명 「제주문화 찾아가기」
조동일 국문학자, 허균 미술연구자, 이은숙 한국문화 교육자가 팀을 이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그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소개하는 「제주문화 찾아가기」가 발간됐다.
오랫동안 일궈낸 독자적 문화와 신비로운 자연경관을 품은 아름다운 화산섬, 제주 땅에 얽힌 신화와 전설, 역사와 문화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육지와 바다로 격해 있는 제주는 탐라국이라는 고대 독립 국가였다가 고려때 합병된 역사가 있다. 제주의 창세신, 설문대할망 신화의 자취가 곳곳에 스며있고, 탐라국 오랜 내력이 제주굿에 담겨있다.
독자적인 색깔을 간직한 제주의 생활, 민속, 신앙, 의식주 등을 찬찬히 살핀 이 책에는 제주의 자연과 인문이 날줄과 씨줄로 실하게 짜여 있다. 푸른사상. 2만5000원.
제주 풍경·일상 따뜻한 선으로 담다
이영진 「나의 작은 제주 여행: 제주 힐링 컬러링북」
이영진 작가의 「나의 작은 제주 여행: 제주 힐링 컬러링북」은 제주의 풍경과 일상을 따뜻한 선으로 담아낸 감성 컬러링북이다.
오름길, 돌담길, 바닷가의 고요한 찻잔, 감귤 한 알, 해녀의 미소, 반려견과의 산책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30컷의 장면이 독자들의 색으로 물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에는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마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짧은 에세이가 함께한다.
누군가에겐 추억일 테고, 누군가에겐 꿈꾸던 여행일 테고, 지금의 당신에겐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그림으로 떠나는 가장 조용한 여행, 제주가 독자들의 마음에 말을 걸 것이다. 부크크. 89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