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뮤지엄, 우리이토록 작은존재들 공감전시
광활한 우주 속 미약한 존재인 우리는 왜 서로를 향해 끊임없는 갈등을 벌이며 살아가는가.
포도뮤지엄(총괄디렉터: 김희영)이 9일 특별한 전시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We, Such Fragile Beings)’을 통해 연약한 인간 존재를 위한 위로와 공감의 서사를 전한다.
이번 전시는 포도뮤지엄 특유의 스토리텔링으로 완성한 ‘공감 전시’로, 국내외 작가 13인 참여해 우리 모두의 유한함과 불완전함을 인식할 때 비로소 싹트는 이화와 연민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전시는 의도적으로 충격적이고 불편한 현실부터 보여준다. ‘망각의 신전’이라 이름한 첫 전시실은 폭력과 증오의 해악을 잊고 과오를되풀이 하는 인간의 속성을 드러낸다.
장엄함과 섬뜩함이 공존하는 이 공간에서 관람객은 모나 하툼, 제니 홀저, 라이자 루, 애나벨 다우 등 네 여성 작가들이 던지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들여다 볼수 있다.
두 번째 전시실은 무형의 시간을 맞치 인물화 그리듯 구체적이고 시각적인 존재로 다루며 시간에 대한 상대적이고 감각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수미 카나자와, 마르텐 바스, 사라 제, 이완 네 명의 작가가 각자 다른 방식과 감각으로 시간의 본질을 탐구한다. 시간이 가진 고유한 성격과 표정을 섬세하게 발견하며, 시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한다. 관람객들은 이들의 작업을 통해 시간의 상대성과 그 앞에서 무력한 인간 존재의 공통된 조건을 발견하게 된다.
마지막 3전시실의 테마는 ‘기억의 거울’이다. 과거와 현재, 개인과 집단의 기억이 서로를 비추고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공간이다. 관람객은 거울을 통해 기억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기억과 타인의 기억이 만나는 지점에서 상호연결성을 체험한다.
3전시실은 포도뮤지엄에서 동시대 아시아 작가들을 소개하는 ‘ACA in PODO’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부지현, 김한영 송동, 쇼 시부야 등 한·중·일 4인의 작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마지막 작품은 야외 정원에 설치된 포도뮤지엄의 소장품 로버트 몽고메리 LED 조형물이다. 2022년 루브르 박물관 튈르리 정원에서도 선보인 이 작품은 단 한 문장으로 이번 전시의 여정을 관통한다. “사랑은 어두움을 소멸시키고 우리 사이의 거리를 무너뜨리는 혁명적인 에너지다.”
망각의 신전, 시간의 초상, 기억의 창을 거쳐 관람객들이 도달하는 것은 결국 ‘사랑’이라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확고한 해답이다.
포도뮤지엄 김희영 총괄디렉터는 “가끔씩 우주의 스케일을 떠올려 본다는 것은 생각의 분모를 키우는 일이고, 우리가 마주하는 일상의 고민과 문제들을 초월하는 힘을 준다”라며, “이번 전시는 처음에는 다소 무겁고 파격적인 느낌으로 시작하지만, 작가들의 눈에서 아름다움과 희망적인 메세지를 발견하고, 폭력에서 치유로의 변화 과정을 체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2026년 8월 8일까지 1년간 계속된다. 김하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