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기초자치단체 도입 행정구역을 다시 논하기 위해 지난 18일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이 의장이 독단적으로 강행하는 행정구역 개편의 여론조사를 위해서다. 이 의장은 제주도가 도민 합의로 결정한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3개 행정구역(안)과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을)이 뒤늦게 발의한 '제주시·서귀포시' 2개(안)이 충돌하자 동료 의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찬·반 여론조사 실시를 고집하고 있다.
토론회가 여론조사에 앞선 도민 의견 수렴 및 정보 제공이 취지이지만 지정 토론자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이남근 국민의힘 도의원과 좌광일 기초자치단체 도입 도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도의회 의결 무시, 제주도 수용 불가, 도민 합의 무력화를 이유로 '여론조사 무용론'을 제기할 만큼 이 의장의 주장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다만 김종현 사회적기업 '섬이다' 대표는 도민의 다양한 의견 확인을 이유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씨의 여론조사 주장은 제주도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2년 전 도민 공론화 과정에서 실시했기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다수 토론자가 여론조사 중단을 우회적으로 요구했지만 이 의장의 수용 태도가 문제다. 여론조사 강행 입장을 제시해 토론회를 요식행위로 삼고, 토론자까지 들러리로 세운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토론회를 요식행위로 삼으면 시간을 쪼개서 참석한 토론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도민 우롱의 비판까지 직면할 수 있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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