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잇는여자들 해녀언어카드(숨비카드) 세대·지역 잇는 사회적 실험
제주 해녀 문화는 단순한 생업을 넘어 인류가 함께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1만명의 해녀가 활동하며, 해녀 문화는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러한 가치를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전승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역을 넘어 전국적 차원에서 해녀들의 역량을 결집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전국 8개 연안시도의 해녀 대표들이 모여 전국해녀협회 설립을 추진하면서, 해녀 문화는 세계적 유산임과 동시에 국가적 차원의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살아 있는 문화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제주관광공사는 해녀홈스테이 사업을 통해 매년 해녀 마을을 하나씩 선정해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고 있다. 올해는 금능해녀마을이 선정돼, 해녀 각자의 삶과 문화를 그대로 살려내고 이를 관광 브랜드로 확장하려는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이처럼 해녀 문화는 국가적·세계적 차원의 보존 노력과 더불어, 지역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경력잇는여자들'은 해녀의 언어에 주목해 새로운 사회적 실험을 기획하고 있다.
해녀들은 오랜 세월 바다와 더불어 살아오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언어를 발전시켜 왔다. 물질 과정에서 사용되는 전문 용어뿐 아니라, '숨비소리'처럼 생존과 공동체의 신호가 되는 소리 언어는 해녀 문화의 핵심적 자산이다. '경력잇는 여자들'은 바로 이 해녀 언어를 카드로 제작해, 아이들과 부모, 세대 간의 대화를 촉진하고 정서적 교감을 넓히는 프로그램 '해녀언어카드(숨비카드)'를 제작해 운영하려 한다.
해녀언어카드(숨비카드) 사업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 표현 능력을 높이고, 경력단절여성들이 지역과 세대를 잇는 연결자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최근 아산 비영리스타트업 도전 트랙에 선정돼, 실험적으로 추진되며 참여자들의 세대 간 대화 시간 증가, 정서적 안정감 증진, 여성들의 자아실현이라는 성과 지표를 설정하고 있다.
한편, 제주 청년들의 심리 회복과 진로 탐색, 역량 강화, 네트워킹 등을 지원하는 고용노동부 청년성장프로젝트를 운영 중인 제주패스파인더와 연계해 오는 9월에는 숨비카드 교육 과정이 운영될 예정이다. 9월 8일(월)에는 김현정 질토래비 사무국장이 '숨비카드 코칭법'을, 9월 12일(금)에는 권문정 하브루타질문놀이교육협회 소장이 '母국어·母문화 질문 교육법'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이번 과정을 통해 도내 경력단절여성들이 숨비카드 강사로 양성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관련 정보는 경력잇는여자들 공식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jeju_careermoms)과 제주패스파인더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jejupathfinde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를 지탱해 온 해녀들의 삶과 언어가 오늘의 청년과 아이들에게도 힘과 영감을 건네며, 또 하나의 미래를 열어가는 자원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