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노키즈존' 확산에 대응해 '예스키즈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아동친화적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발굴하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은 지역사회가 아동 권리를 존중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노키즈존 지정 금지보다 긍정적인 환경 조성을 추진한 의지와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 7월 공모에서 66곳 모집에 단 한 곳만 신청해 현장의 반응이 얼마나 싸늘한지를 드러냈다. 한 곳당 30만원인 지원금 규모가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고, 노키즈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업주 입장에서 선뜻 동참하기 어려운 구조다. 단순히 예스키즈존 간판을 내거는 것만으로 특별한 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업주와 소비자 모두 체감할 수 있는 인프라 개선과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동반돼야 한다.
행정은 형식적 사업 추진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지원과 설득을 병행해야 한다. 아이와 부모를 환영하는 공간을 확산시키려면 장기적인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또한 업소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시설 개선비 지원이나 홍보 캠페인, 지역 공동체와의 협력 모델이 함께 가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예스키즈존이 진정으로 자리 잡으려면 도민 모두가 아이들의 웃음을 존중하는 인식 전환도 요구된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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