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명인이 전하는 억대 전략] 오창훈 레드향 명인
나무의 기본 체력 키우는 장기적 관리 우선
열매솎기 빠를수록 착과부담 줄고 대과 생산 유리
생육단계에 맞는 적정수분 유지 매우 중요
여름철 적정 온도 28도 유지해야

오창훈 레드향 명인이 지난 8월 13일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고품질 감귤 생산 재배법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오창훈 레드향 명인이 지난 8월 13일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고품질 감귤 생산 재배법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오창훈 명인은 만감류 중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레드향을 통해 자신만의 재배기술과 노하우 등으로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역 농가들에게 그만의 비법을 세심하게 전수해주며 공익적 가치 실현과 제주 감귤산업 발전에 공헌해주고 있다. 최근 이상고온으로 인해 제주지역 전체 레드향 농가 열과 피해가 2024년도 기준 38.4%를 기록, 전년대비 12.7% 증가할 만큼 심각해지고 있다. 오창훈 명인은 레드향 농가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주는 열과 피해를 줄여주기 위해 다양한 사례를 통한 구체적인 관리 요령을 세심하게 전수하며 피해 예방을 위한 역량 강화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8월 13일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레드향 재배법을 들어본다.

△열과의 발생 원인
열과란 과실의 껍질이 갈라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열과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품종 특성, 나무의 수세 정도, 과다착과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또한 과육과 껍질의 생장 속도 차이, 여름철 고온으로 토양 수분의 급격한 변화 등이 열과를 조장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농약 등과 같은 약제로는 예방할 수 없어 생리적 현상으로 취급한다. 레드향은 품종 특성 상 횡경비대가 빠르고 과실의 싱크능력이 크며, 당도가 높고 껍질이 얇아 열과 가능성이 높다. 뿌리분포, 품종, 나무 수세 등에 따라 발생 환경이 다르다. 또, 구조적으로 배꼽부위 과피가 약하다. 또한 암술자리 기형이 많고 암술 자리 유포조직이 치밀하지 못해 회색곰팡이 약제로도 예방이 쉽지 않다.

7월에서 9월 사이인 비대기에 수분공급 패턴에 따라 건조와 과습이 반복되면 껍질과 열매 크기 속도가 달라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해 깨진다. 장마 이후 고온 건조, 갑작스런 강우량 증가 등으로 토양 수분 불균형이 발생한다. 착과수량이 많으면 열과 발생률이 30~40% 가까이 되는데 열매가 작고, 껍질이 얇아 열과가 많아지는 것이다. 장마와 높은 고온으로 과실이 크지 못하고 열대야 호흡이 증가한다. 또, 밀식으로 인한 해비침 시간이 부족하고 통풍이 불량해 수분 불균형이 발생하면 열과 발생 가능성 높아진다.

△열과 예방 요령
열과는 일회성 관리로 줄지 않는다. 나무의 기본 체력을 키우는 장기적인 관리가 우선이다. 수확 이후 밀식을 예방하고 웃자람을 방지해야 한다. 해비침 좋게 가지를 유인하고 간벌수 측지 제거, 햇빛이 잘 들게 과수원을 정비하고 건강한 나무 만들기에 힘써야 한다. 이와 더불어 토양검사를 한 후 고토석회를 시비하고, 떼알구조 만들기, 세근 발생 유도를 위해 신뢰도 있는 유기물 살포로 미생물을 활성화 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거름을 사용하기 보다는 좋은 품질의 완숙퇴비를 사용한다. 개화 시 생육온도가 높으면 급속한 생장으로 세포분열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게 돼 기형화, 부정형과, 기형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생리낙과가 많아지며 과실 비대기에 열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꽃을 덜 피게 하는 관리를 한다. 즉, 결과모지수를 줄이도록 전정 시 세밀 전정하면 꽃 수를 줄여 꽃을 충실하게 하고 봄순을 잘 나오게 한다.

열매를 어디에 착과 할 것인지와 예비지(세력지) 확보가 중요하다. 꽃이 늦게 펴야 세포분열이 충실하게 이뤄지고 자방 충실도가 좋아져 기형화와 기형과가 적어지며 열과가 줄어든다. 꽃잎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잿빛곰팡이 방제를 3~5회 철저하게 하고 하우스 내 과습이 안되도록 장마철 송풍팬 가동도 도움이 된다. 장마철에는 환기에 신경쓰고 벤레이트 또는 톱신 살포도 곰팡이균 예방에 도움을 준다. 비용이 들더라도 꽃따기 작업을 실시해 나무의 영양 소모를 막고 착과 부담을 줄여준다.

6월에 1년 총량의 25%를 살포하는 여름비료 관리, 봄순 녹화와 유과기 미량요소, 붕소(만개 후 30일·50일 총 2회), 칼슘, 황산고토 등을 보충 해준다. 적과는 6월달 내 작업을 완료하고 늦어도 7월 15일 전에 마무리한다. 단 열과를 대비해 20%는 더 남기도록 해준다. 당과 산이 축척 되는 시기인 8~9월에 품질을 좋게 하기 위해 황산가리, 황산고토, 칼슘 등을 살포한다. 농약은 확산제 사용을 권하며 영양제 혼용을 금하고 농도장애 등의 약해를 주의한다. 수량감소가 두려워 열매솎기를 게을리 하면 수세가 저하되고, 해걸이와 열과 문제가 많아진다. 열매 솎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착과부담이 줄고 대과 생산에 유리하다.

또한, 물빠짐, 하우스 내 경사도, 동 길이, 토양 상태, 기상과 온도에 따라 수분조절을 해야하기에 생육단계에 맞는 적정수분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7~10월에는 토양수분을 적습 상태로 유지한다. 이 시기에는 증발, 증산작용이 활발해서 소량으로 물을 나눠 주고 폐기를 자연온도에 맞게 관리한다.

여름철에는 30도를 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고온으로 과실과 잎의 표면온도가 상승하면 과피가 수분감소 현상으로 뿌리로부터 많은 증산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과육의 급속 비대 생장으로 삼투압을 못버티며 열과가 많아진다. 적정 온도는 28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장마철 또는 흐린날이 지속될 때는, 맑은 날 영양제를 살포하되 오전 중에 마르도록 잎 뒷면에 살포한다. 높은 고온이 지속 되면 차광막, 햇빛 차단제, 뽁뽁이필름, 미스트 등을 설치해 온도를 내려야 한다. 품종 특성과 반대로 두꺼운 껍질과 세로로 둥근 열매가 되게 관리 해야 열과가 적어진다. 통상적으로 7월 초~20일 사이 실시하는 여름 전정은 봄순 잎 크기와 넓이의 2배로 엽수를 확보하면 포도당을 생산해 새 뿌리가 발생하고 8월15일까지 나온 여름순은 화아분화된다. 

△끊임없는 관리
레드향은 제주를 대표하는 고급 만감류 가운데 하나로, 선명한 빛깔과 진한 향, 높은 당도로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재배 현장에서는 '열과(裂果)' 문제가 농가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과실을 어느정도 키운 상태에서 착과량을 감소시키는 피해를 줘 농가 소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아무리 세심한 관리를 하더라도 열과를 완벽히 막기는 어렵다. 하지만 소비자가 레드향을 고급 과일로 인정하고 꾸준히 찾는 한, 농가는 끊임없이 관리법을 터득하며 피해를 줄여야 한다. 결국 열과와의 싸움은 농업 현장의 지혜와 성실한 실천, 그리고 소비자의 꾸준한 신뢰가 함께할 때 극복이 가능 할 것이라 본다. 강의=오창훈 명인. 정리=김법수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