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유 개인전 ‘물과 불 이야기’
8월 28일~9월 7일, 예술공간 이아
제주출신 이지유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한 ‘물과 불 이야기’를 통해 제주와 대마도의 자연과 사람을 동시대적 시선으로 묶어낸다.
이지유 작가 28번째 개인전 ‘물과 불 이야기’가 오는 28일~9월7일까지 예술공간 이아에서 열린다.
작가는 물(해류)과 불(의례·노동)의 이미지를 통해 두 섬이 경험한 삶과 죽음의 기록을 다룬다. 국가가 규정한 경계가 추상적이라면, 바다에서 살아온 섬사람에게 경계는 파도와 접촉의 감각으로 체화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작업은 실제 역사적 사례에서 출발한다. 이전 전시가 태평양전쟁 중 침몰한 군함에서 떠내려온 일본군을 제주 사람들이 묻어준 사례를 다뤘다면, 이번 전시는 4·3 당시 해류를 타고 대마도에 닿은 제주인의 시신을 수습하고 제사를 지낸 대마도 주민들의 행위를 기록한다.
방향은 달랐지만 두 섬이 보여준 인간적 응답은 닮아 있었다는 메시지이자, 역사적 기록이 아닐까.
일제강점기 전후 대마도에 건너간 한인 해녀들의 물질, 숯을 굽던 산림 노동 등 물과 불을 매개로 이어진 생계의 장면을 병치하며, 해방 이후 대마도에서 이어진 4·3 희생자 추모와 공양비 건립의 흐름을 현재의 기억으로 이끌어낸다.
이번 전시는 제주문화예술재단 지원사업 ‘E로운 제주예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주최 측은 “두 섬의 사례를 통해 경계 바깥에서 지속되어 온 인간의 예(禮)와 연대를 동시대 미술의 언어로 환기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유 작가는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미술학과, 서울대학교 미학과·서양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 서양학과를 졸업, 런던예술대학교에서 Fine Art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하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