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아람 작가가 책 속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 엮은 책 '나와 그녀들의 도시'를 펴냈다.
유년 시절 머리맡을 지켜주던 책 속 친구들이 있었다. 나와 다른 머리색을 한 그들은 부푼소매의 드레스를 입고 '초록색 지붕의 집'으로 향하는 마차를 타고 가면서 끊임없이 재잘대거나, 요정과 함께 네비랜드로 모험을 떠나 해적과 한과 승부를 펼쳤다.
때로는 전쟁과 굶주림을 이겨내고 삶을 쟁취했으며, 살인 사건 현장에서 냉철한 판단력과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했다.
'책 속 친구들이 사는 곳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을 만날 수 있다면, 그들이 있는그곳에 가볼 수 있다면!' '나와 그녀들의 도시'는 책과 현실 세계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독서 여행자 곽아람이 안식년으로 주어진 1년간 심상으로만 존재하던 책 속 세계가 실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떠난 여행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에세이다.
뉴욕을 근거지로 하면서 '빨강 머리앤'의 배경인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 도시들을 찾아가는 미국 남부 여행. '작은 아씨들'이 쓰인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톰 소여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미시시피강을 탐험했다.
또 '디즈니 그림 명작'의 추억을 떠올리며 올랜도 디즈니월드를 누비고. 애거사 크리스티의 '카리브해의 미스터리'를 환기하며 서인도제도의 세인트마틴을 찾기까지. 지은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문학작품의 배정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그땅을 직접 밟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나와 그녀들의 도시'는 단지 책속 장소르 찾아가는 여행기가 아니다 우리가 오래도록 사랑해온 문학작품들이 현실의 장소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또 그곳이 작가들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 보여주는 문학과 삶을 잇는 하나의 '지도'다. 또한 이 책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책 속 인물들과 이별하지 못하는 독자에게 '지금. 여기'에서 다시 살아 숨쉬는 문학과 마주할 수잇는 장소로 이끄는 '초대장'이다.
"실재하는 책 속 세계를 만난다는 건 문학이 말하는 인간의 위대함, 선의, 낭만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아트북스. 22000. 김하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