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민들의 조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유류비와 인건비, 각종 보험료가 줄줄이 오르면서 출어비용이 크게 늘어난 반면 어획량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어선어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도내 어선들의 출어 횟수는 지난해보다 60% 넘게 늘었음에도 주요 어종의 어획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에 자주 출어에 나서야 그나마 어획량을 만회할 수 있지만 예년만큼 잡히지 않는 현실은 어민들에게 경제적 이중고를 안기고 있다.
어획량이 줄어든 만큼 수산물 가격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어민들의 수익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는 못한다. 출어를 위한 고정비 지출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위판가격으로 손실을 메우기 어렵다. 게다가 참조기, 옥돔, 멸치 등 일부 어종의 경우 올해 들어 7월까지 많게는 절반 넘게 어획량이 뚝 떨어져 연안어업의 지속 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단기적으로는 어민들의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는 대책이, 장기적으로는 수산자원 회복 및 대체 수산자원 발굴 대책이 절실하다.
제주는 바다를 기반으로 살아온 지역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조업할수록 빚만 늘어나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어업의 미래는 없다. 도정은 정부와 함께 어민들의 조업 부담을 완화할 지원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자원 고갈을 막기 위한 어장 관리, 수산자원 회복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바다를 지키는 일이 곧 어민을 지키는 길이며, 나아가 제주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길이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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